제18과 교무행정(교회법)과 봉헌생활
Ⅰ. 가톨릭 신자가 지켜야할 교회법
1. 교회법이란?
하느님 백성의 모임인 교회는 자신의 고유한 목적과 사명을 달성하며 존속 발전하기 위하여 교회법을 제정하였다. 교회법은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충만해져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깊은 일치를 이루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교회법은 ‘신자 생활에 대한 규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신자들의 생활은 교회법에 근거한다.
교회법 최고 원리는 하느님이시다. 그러므로 교회법의 권위는 그리스도의 권위로부터 오는 것이며 신자들은 신앙과 사랑에 바탕을 두고 순명해야 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법을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은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서 이성을 지닌 자여야 하며, 보통 7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교회가 제정한 법규 중 다음의 여섯 가지 규정들은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꼭 지켜야 할 중대한 의무이다.
① 첫째 법규 : 주일과 대축일 미사에 참례해야 한다.
교회법은 신자들에게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함께 모여 거행하는 미사에 참례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제의 날이므로 의무 이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헌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하는 날은 모든 주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 예수 부활 대축일이다. 또한 한국 주교단이 신자들에게 의무 축일로 정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이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일이나 의무 축일에 미사참례를 할 수 없는 신자는 공소 예절로 대신하거나 묵주기도, 성서 봉독, 선행 등으로 대신할 수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주일의 의무를 궐하였기 때문에 고해성사는 꼭 보아야 한다.
② 둘째 법규 : 규정된 단식재와 금육재를 지켜야 한다.
교회법은 ‘연중 모든 금요일에는 육식을 자제하는 금육재를 지켜야 하며, 재의 수요일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하고 죽으신 성금요일에는 금육재와 단식재를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신자는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금육재를 지켜야 하며, 만 18세부터 만 60세까지는 단식재를 지켜야 한다.
재의 수요일은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러므로 이날 신자들은 주님의 고통에 참여하기 위한 실천적 희생으로 금육재와 단식재를 지킨다. 성금요일은 주님께서 돌아가신 날이므로 주니의 수난을 묵상하고 그분과 일치하는 마음으로 금육과 단식을 한다.
이렇게 단식과 금육으로 절약한 양식은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 40)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가장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단식이란 한 끼는 굶고 한 끼는 조금 먹고 나머지 한 끼는 제대로 먹는 것이다. 단식의 의무는 노약자나 임산부, 환자나 중노동에 종사하는 사람, 특별히 허락받은 사람에게는 예외적으로 면제된다.
③ 셋째 법규 : 적어도 1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받는다.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로써 이전에 범한 모든 죄를 용서받았으나, 인간은 누구나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세례 때의 순결한 상태를 완전하게 지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화해의 성사를 통해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받아 세례 때 받은 은총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죄를 용서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주님의 거룩한 몸을 받아 모실 수 없다. 만약 대죄를 범하고도 죄 사함을 받지 않은 채 성체를 모시면 주님의 몸을 모독하는 독성죄에 빠지게 된다.
교회법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보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특별히 한국교회는 매년 적어도 두 번(사순시기, 대림시기) 자기의 중죄를 성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고 가르친다. 성탄과 부활 전에 받는 고해성사를 판공(辦功)성사라고 부른다.
④ 넷째 법규 : 적어도 1년에 두 번 영성체를 한다.
한국 교회법은 모든 신자에게 적어도 매년 영성체(領聖體)를 두 번 이상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 전례의 기원이며 중심인 부활 대축일에 주님의 몸을 받아 모셔야 하며, 신자들은 적극적 자세를 가지고 주일과 의무 축일, 나아가 매일이라도 성체를 모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영성체를 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이해하고 열심한 믿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하며,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른 어린이는 첫영성체를 시킬 의무가 있다.
대죄 중에 있는 사람은 고해성사를 받아야 영성체를 할 수 있지만 중대한 이유가 있거나 고해성사를 받을 기회가 없었다면 완전한 통회(상등통회)를 한 다음 가능한 빨리 고해성사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영성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성체를 모시기 전에는 공복재(空腹齋)의 규정을 지켜야 한다. 성체를 모시기 한 시간 전에는 물과 약 이외에는 어떤 음식도 삼가해야 한다.
⑤ 다섯째 법규 : 자신의 능력에 따라 교회의 필요를 지원할 의무가 있다.
교회는 신자들의 것이다. 신자들은 자신의 힘으로 교회를 유지 발전시킬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교회는 신자들에게 교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에 맞게 교무금과 헌금을 봉헌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무금은 구약의 십일조에서 비롯되며, 자기 수입의 10분의 1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은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신앙고백 행위이다. 오늘날에도 십일조의 정신을 살리도록 교회법에 규정되어 있다.
교회는 교무금과 헌금을 교회 유지와 교회 사업, 즉 사제 수도자 전교사 교리교사 사무장 등 교회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생활비, 신학생 양성비, 교회의 운영과 관리비, 선교 사업과 구제 사업비로 사용한다.
“땅의 십분의 일은, 땅의 곡식이든 나무의 열매든 모두 주님의 것이다. 주님께 바쳐진 거룩한 것이다”(레위27, 30)
⑥ 여섯째 법규 : 유효한 혼인을 위해 혼인 법규를 지켜야 한다.
가톨릭 신자는 혼인성사에 관한 법을 지켜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혼인은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지는 성사이므로 교회 안에서 유효하게 거행해야 한다. 혼인 당사자들 중 한 편만이 신자라도 유효한 혼인을 맺기 위해서는 교회법과 국법을 지켜야 한다.
가톨릭 신자들끼리 혼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득이 비신자와 혼인하는 경우에는 미리 교회에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을 관면(寬免)이라고 한다. 비신자인 상대가 가톨릭 신앙을 갖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의 신앙생활을 방해해서는 안되고, 자녀들은 반드시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종교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혼인 예정자는 적어도 1개월 전에 본당 사제와 의논하고 혼인과 가정에 관한 교리교육을 받아야 한다. 혼인 당사자는 될 수 있는 대로 혼인 전에 견진성사와 고해성사를 받도록 한다.
✜교무행정
세례를 받은 신자라면 누구에게나 교적이 있다. 교적은 주민등록과 같은 것으로 신자 개개인의 세례, 견진, 혼인 등에 관한 사항을 기록한다. 따라서 신자가 이사할 경우에는 교적을 거주지 관할 본당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래야 더 효과적인 사목상의 배려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신자가 세례를 받은 본당은 그 신자의 본적지 구실을 한다. 그 본당에서는 신자의 세례 사실을 세례 대장에 기록하고 100년 이상 보존한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혼인이나 취직 혹은 진학을 위해 세례 문서가 필요할 경우 반드시 자기가 세례를 받은 본당에서 세례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Ⅱ. 신앙과 봉헌생활
1. 봉헌의 의미
‣넓은 의미 :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을 위해 바치는 것을 뜻함
‣좁은 의미 : 특별히 금전적인 것을 바치는 것만 뜻함
2. 봉헌의 삶
봉헌의 삶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내가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로마12,1).
그러므로 사도 바오로는 가장 훌륭한 제물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을 바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도 미사를 드릴 때 미사 예물을 봉헌하는데 이때 가장 훌륭한 예물은 금전이 아니라 삶이다. 즉 교회를 위해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삶 그것이 바로 ‘봉헌의 삶’인 것이다.
3. 봉헌의 삶을 위해 실제적으로 바칠 수 있는 것
① 시간을 드리는 것
시간을 바친다는 것은 생명을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했는데, 우리의 시간을 하느님을 위해 내어드리는 것은 생명을 바치는 것이며 나아가 사랑을 바치는 것을 뜻한다. 성경에도 하느님께 열정을 가졌던 사람들은 모두 시간의 소중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교회를 위해, 복음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봉사하기 위해 시간을 바치는 것을 뜻한다. 즉 아침, 저녁기도 드리는 시간, 미사 드리는 시간, 교회에 봉사하는 시간, 그 외에도 개인으로 하는 기도 등 하느님께 시간을 드리는 봉헌이다.
② 능력을 드리는 것
타고난 재능이 되었든, 전문지식이 되었든, 성령의 은사가 되었든 우 리가 하느님께 기꺼이 바치려고만 하면 하느님께서는 흔쾌히 유용하게 사용하신다. 다니엘이 지혜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했더 니 하느님께서는 그를 페르샤 왕조의 탁월한 재상이 되게 해 주셨다. 다니엘은 하느님이 주신 지혜와 능력으로 4대 왕조를 위해 봉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바쳐진 능력을 크게 써주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교회를 위해 기꺼이 봉헌할 수 있 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재능이 피아노를 칠 수 있다면 교회에서 반주를 하면서 능력을 드리고, 교리교사를 하든지, 성가대에서 봉사하든지 교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무슨 일에든지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③ 가진 소유물을 드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드리는 최고의 신앙고백이다. 우리는 본래 ‘내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존재이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생명 자체, 건강, 능력을 주신 분도 하느님이시기에 이런 것들을 통해 축 적한 재산도 결국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바친다는 것도 사실은 이미 받은 것 가운데 일부를 주인이신 전능하신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좁은 의미의 봉헌은 봉헌의 세 번째, 곧 자신의 소유물을 하느님께 바치 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예로서 교무금, 헌금, 감사헌금 등을 말한다. 그러나 봉헌금이 좁은 의미의 봉헌이라고 해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봉헌금을 바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귀한 시간과 능력의 결실을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다.
‣ 교무금
구약의 십일조(十日祖)에서 유래하는데 교회 유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교회에 바치는 헌금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교무금과 연결, 수입 중 일정액을 세대 단위로 매월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하고 있다. 이 교무금은 교회의 발전과 선교사업, 교회 공동체를 위한 사업들, 사회사업, 교육, 그리고 교회의 운영 등을 위해 쓰이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이 봉헌하는 교무금은 교회의 유지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라도 교회에서는 교무금(교회법222장 1항)을 반드시 내도록 의무 규정하고 있다.
교무금 기준표 - 별표 참조
‣ 주일헌금
주일헌금은 봉헌 중에서도 가장 거룩하고 의미 있는 것이다. 주일헌금은 원래 미사 전례를 거행하기 위한 제물 봉헌이 변천된 것이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미사 때 사용할 제물인 빵과 포도주를 직접 만들어서 봉헌했다. 그렇게 봉헌된 빵과 포도주가 사제의 기도와 함께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화되고, 신자들은 그것을 다시 받아 모심으로써 주님과 하나가 되었다. 초대교회의 봉헌은 후대로 오면서 다른 여러 가지로 봉헌할 수 있도록 바뀌었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금전으로 봉헌하고 제물은 교회에서 일괄 준비하게 되었다.
내가 봉헌한 제물이 주님의 살과 피로 변화된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봉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인데 자신을 봉헌할 수는 없으므로 자신을 대신할 땀 흘려 얻은 소출을 봉헌하는 것이다.
‣ 특별봉헌(기부)
하느님의 일을 위하여 또 교회가 발전하도록, 성전을 이룩하고, 꾸미고, 유지하는 데에 바치는 기부금이나 특별 봉헌금이 있다. 자기 소속 본당 뿐 아니라 이웃본당이나 교구의 특별한 일을 위하여 봉헌할 수 있다.
4. 하느님을 감동시키는 봉헌
① 정성스럽게 준비한 봉헌
봉헌금은 우리의 소득 중에서 맨 먼저 정성스럽게 구별하여 드려야 한다. 한 집안에서도 어른에게는 가장 좋은것을 구별하여 놓았다가 우 선적으로 드린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드릴 봉헌금을 더욱 정성스럽게 선별하여 드리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② 감사하는 마음의 봉헌
봉헌금은 감사와 헌신의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격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드리는 봉헌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배어 있는 봉헌에 감동하시고 기뻐하실 것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봉헌은 우리 것의 일부를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것이다.
③ 기쁨으로 내는 봉헌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해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과 감사하며 경배하고 찬미하는 마음이다.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마음은 표현되어야 한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2코린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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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신앙생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