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악으로 갚지 않으려면

영적훈화5

  어느 수도자가 푀멘 교부에게 여쭈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푀멘 교부가 대답하였다. “원한은 네 가지 양태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마음으로 ,두 번째는 시선으로, 세 번째는 혀로 나타나며, 네 번째는 악을 악으로 갚는 복수로 나타나지요. 당신이 마음을 깨끗이 한다면 악의가 눈빛에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잘못해서 말로 드러냈다면, 재빨리 하던 말을 그쳐 실제로 악을 악으로 갚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사막의 교부 중에서)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감정의 충돌이나 마음의 상처로 인해 힘들어 한다. 또한 나 자신이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았다고 아파하면서, 정작 내가 이웃에게 끼친 상처는 쉽게 잊어버린다. 이런 마음의 상처들이 쌓이면 나중에 원한이라는 공격적인 에너지가 되어 자신을 힘들게 할뿐 아니라 가정과 공동체 전체에 갈등을 일으킨다. 원한은 복수라는 무서운 악을 잉태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런 복수는 더 큰 갈등과 상처를 만들뿐 결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푀멘 교부는 마음에 원한을 품는 것에서부터 외적인 행동으로 드러내는 데까지 네 가지 형태로 정확히 구분하였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마음을 정화시켜야 한다. 복수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악한 눈빛이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로 복수심을 드러내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치유책은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할 기회를 찾는 것이다.

  사막 교부들은 누군가에 대해 원한을 품은 채 잠자리에 드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어떤 이는 원한을 품은 채로는 아예 자기 방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우리들은 어떤가?

2008. 10. 22

범 어 천 주 교 회

최경환(F.하비에르)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