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을 뜬다면

영적훈화 1

  사람이 살면서 육체의 눈보다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할 일이 더 많다. 마음의 눈은 겉모양에 매달리는 눈과는 분명 다르다. 이런 눈은 결코 그 속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 당연히 밖으로 드러난 것만 보기에 신비스러운 것을 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신비를 볼 줄 아는 눈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 곧 우리 눈이 하느님의 신비를 보지 못하면 우리가 바로 소경이고 영적인 불구자이다.

  탈무드에 보면 “눈이 안 보이는 것보다 마음이 안 보이는 것이 더욱 불행하다.”고 했다. 마음으로 볼 수 없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신비는 보여 지지 않는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만 붙잡고 안달하게 되고 쓸데없는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언제나 주변에 먼지를 일으킨다. 먼지는 별것 아니지만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눈에 보이는 것만을 쫓아 사는 사람, 곧 마음이 닫힌 눈 뜬 장님은 늘상 잡음과 먼지를 일으킨다. 마음의 눈이 닫힌 사람은 본질을 꿰뚫어볼 만큼의 삶의 깊이가 없기에 늘 자기 행동이나 말로써 사람들에게 선이 아니라 악을 옮기고 공동체를 감염시킨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왕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마음으로만 선한 것을 볼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우리 눈을 열어 주신 것은 껍데기만 보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느님을 뵙기 위해 주신 것이다.

                          2008. 9. 24

      범 어 천 주 교 회

최경환(F.하비에르)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