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성당 홈페이지 :::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ㆍ작성일	2020-12-18 (금)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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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프랑스 어느 시골 성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연합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성당을 복구하느라 마을 사람들 모두가 힘을 합쳤습니다. 성당이 거의 다 복구되었을 때 마을 사람들은 제대 정면에 걸려있던 십자가의 파편들을 수집하여 다시 모시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예수님의 두 팔 부분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하는 수 없이 본당신부는 파리 시내로 가서 새 십자가를 구입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신자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그냥 파손된 그 십자가를 모시자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의 뜻대로 그 십자가를 그대로 제단에 모셨답니다. 그리고는 팔이 떨어져나간 십자가 밑에 이런 글귀를 달아놓았다고 합니다. "그대가 내 팔이 되어다오."
참으로 우리 하느님은 알 수 없는 분이십니다. 당신이 나서면 한순간에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분인데도, 마치 우리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분처럼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너희가 세상의 소금이다."는 말씀은 ‘세상이 왜 이리도 썩었냐고 한탄하지 마라. 그대가 세상의 부패와 불의를 막을 소금이 되어다오.’ 라는 예수님의 당부입니다. ‘이놈의 세상 살 맛이 안 난다’ 고 불평하지 말고, ‘그대가 있음에 살맛이 난다’ 고 다른 사람들이 말할 수 있도록 소금같이 살라는 요청입니다.
말씀 한마디로 빛을 창조하신 분, 세상의 참 빛이신 그분께서 오히려 우리 보고 “너희가 세상의 빛” 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세상이 왜 이다지도 어둡냐고 불평하지 마라. 그대가 이 어둠을 밝힐 빛이 되어다오.’ 라는 예수님의 당부입니다. 그대가 있기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었다는 말을 듣는 삶을 살라는 요청입니다.
계속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가 힘들어 지치고 움츠려든 바로 이 때에 내가 먼저 희망과 사랑의 불을 밝히는 참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합시다! 그러라고 주님께서 지금 나를 부르고 계십니다. "네가 내 팔이 되어다오."

2020. 11. 17.
박 로사 원장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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