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훈화 536

+ 찬미 예수님

수녀원(대리구청) 담 밑에 벚꽃나무가 노랑, 주황, 빨강...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단풍은 왜 저토록 곱게 물이 드는 걸까? 라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단풍은 잎이 노화되는 과정에서 녹색을 띠는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가려져 있던 다른 색소가 나타남으로 저토록 화려한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가려져 있는 다른 색소!!에 마음이 멈추어 서서

가려져 있는 나의 마음!!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께서 주셨던 첫 마음인

선한 마음, 순수한 마음, 맑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 복음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모른 척 하지 말라는 말씀!

코로나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힘들고 지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한 나의 마음은 나 자신으로 가려져

서랍처럼 굳게 닫혀 있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제 전례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의 서랍문을 활짝 열어

작은 것, 단순한 것, 일상적인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나로 인해 가려져 있던 예수님의 마음을 바로, 지금, 여기서!

새롭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연중 마지막 주간입니다.

2020. 11. 24.

김 크리스티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