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훈화 462

이탈리아의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인도의 마발 지방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인도의 마발 지방의 시장을 둘러보던 마르코 폴로는 악마상을 하얗게 칠하는 어떤 도공을 봤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천사와 선한 것은 대개 흰색으로 칠하고, 악마와 같은 악한 것은 검은 색으로 칠하여 그 대비를 나타내곤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악마를 하얗게 칠하는 것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진 마르코 폴로가 도공에게 그 이유를 물었답니다.

“악마를 하얀 색으로 칠하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이에 도공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악마가 악마인 이유는 자신이 악마라는 사실을 숨기기 때문입니다. 악마는 하얗게 우리에게 다가와서 그럴싸한 말로 악을 선이라고 속이지요. 그 속임수에 사람들은 쉽게 걸려 넘어져 죄를 짓게 되고, 그제야 악마는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에는 ‘양심을 의지하는 것보다도 하느님께 묻는 것이 좋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악마는 항상 그럴싸한 말로 우리를 유혹하고 죄와 타협하도록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말씀만이 우리들을 바르게 인도하고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 동안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더 가까이하고 묵상합시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마음을 굳건히 하고 선을 가장한 사탄을 알아보게 하는 눈을 밝혀주시도록 기도합시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 (시편 119,105)

2018. 2. 20.

박 로사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