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영적훈화 473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 주인에게 “손 들엇!”하고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주인은 왼손만 들었습니다.

강도가 “두 손 다 들엇!” 하자, 주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아이고, 오른손은 신경통이 심해 들 수가 없소”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강도의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지면서, “신경통이요? 사실은 나도 신경통이 있는데....”하면서 말을 건넸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신경통의 증세며 괴로운 점이며 치료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부인은 차를 끓여오고 해서 아닌 밤중에 다정한 파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건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인간 사회의 아픔과 사랑을 따스한 감동으로 엮어내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단편작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 중 하나입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하나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생각해 봅니다.

신경통으로 동질감을 느끼며 친구가 되어버린 집주인과 강도처럼 우리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면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다른 이들은 몰라도 적어도 우리들에겐 확실한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한분이신 주님 안에서 같은 세례를 받고 같은 믿음을 고백한다는 것, 그러기에 우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바오로사도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2018.5.29.

곽 필로메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