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본당은 외우기 힘든 긴 니케아 -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바칩니까?

신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함축된 용어들로 정리한 신앙고백문입니다. 미사 때 사용하는 신경(신앙 고백)은 ‘사도 신경’ 과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두 가지가 있습니다. 후자는 전자보다 나중에 나온 것으로, 내용이 더 길고 복잡합니다. 주로 서방교회에서 널리 알려진 사도 신경은 가톨릭 신자들과 개신교 신자들을 이어줍니다. 권위 있고 때로는 장중한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가 함께 사용하는 신경입니다.

교회는 특별히 대축일과 주일, 그리고 지역 교회의 성대한 축제 때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고백할 것을 권고합니다. ‘사도 신경’ 역시 필요에 따라 미사 전례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사도 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모두 “주일과 대축일에 사제와 백성이 함께 노래하거나 낭송”하고,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미사 때에도 바칠 수” 있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8항).

두 신경의 차이점은 뭔가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보편 교회의 공식 신경입니다. 4세기 즈음 교회는 신앙에 관한 수많은 이단과 이교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고 성령의 신성까지 부정하는 이단이 많았습니다. 교회는 이에 맞서 325년 니케아 공의회와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에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성령의 신성에 대한 교리들을 결정하게 됩니다. 동방교회의 신경은 성령 발출의 주체를 다르게 보는 점이다. 가톨릭: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정교회: 성령은 성부께서 좇아나시며...) 이 두 공의회에서 결정된 신앙 조문들을 정리해 하나의 신경을 만들었고, 이 공의회의 이름을 따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신경은 또한 예루살렘 교회의 세례 신앙고백문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신경은 동·서방 교회 모두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도 신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메시지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곧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상징적 용어들로 정리한 것이 바로 사도 신경입니다. 사도 신경은 초대 교회 때부터 세례성사 전례 때 사용했습니다. 또 교회에서 가장 오래된 신앙 고백이기에 사도들의 권위를 부여받아 2세기 무렵부터 오늘날과 같은 형식으로 완성됐습니다. 따라서 사도 신경 자체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이자 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 신경은 13세기 이래 서방 교회의 공식 신앙고백문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본당 대부분은 사도 신경을 바치는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인지요?

일반적으로 미사 전례에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보다는 ‘사도 신경’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사도 신경’이 상대적으로 더 짧고 신자들이 모두 외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좀 더 길고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쇄물 같은 것을 보지 않으면 신자 전체가 함께하기 어렵지요. 그러나 교회가 우선적으로 권고하는 신경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입니다. 보편 교회의 신경임을 기억하면서 적어도 대축일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함께 바치면 좋을 듯합니다.

또한 사도 신경은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에 바치길 권고하는데 그 이유는 성자의 신성에 대해 긴 고백 없이 강생의 신비 이후에 바로 수난과 죽음, 부활의 파스카 신비가 나오기 때문이죠.

사도신경의 첫째 부분을 창조주이자 아버지인 하느님에 관한 신앙고백입니다. 하느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원천이 되십니다. 둘째 부분은 하느님께서 아드님 안에 당신 자신을 계시하신 것을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는 예수님의 삶과 죽음, 부활과 승천이 결정적 요소입니다. 그리고 로마 총독 본시오 빌라도의 이름이 나오는 것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 신앙고백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 역사적 사건에서 하느님이 실제로 활동하셨습니다. 사도신경의 셋째 부분은 하느님께서 성령 안에서 활동하심을 고백합니다.

신앙고백과 신앙생활은 어떤 관계여야 합니까?

그리스도교의 신앙고백은 책상위에서가 아니라 전례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사도신경의 초기 형태는 지금과 달리 물음들로 되어 있었고, 이 물음들은 오늘날 세례성사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례 때 집전자는 세례자에게 묻습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까?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믿습니까? 성령을 ... 믿습니까?”

사도 신경은 이 물음들을 고백 형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세례와 연관된 세 가지 물음에 대답하거나 신앙 고백을 할 때 “예, 믿습니다” 또는 “저는 믿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고백에는 개인의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일인칭으로 말해야 하며, 신앙 고백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위해 믿음을 대신 고백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듯이 신앙고백과 세례는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믿음에 대해서는 누구나 개인적으로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한 개인이 신앙 공동체에 소속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세기에 어느 신학자는 “한명의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믿음이란 한 개인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교적 이해에 따르면, 믿는다는 것은 신앙 공동체의 확신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 됩니다.

신앙 공동체는 이 믿음을 다음 세대에 전합니다. 이것이 전승인데 물려주고 전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보여준 삶의 모범을 따르고, 자신이 확신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줍니다. 교회의 믿음이 전해 내려온 긴 역사적 과정 속으로 들어가는 것, 전승을 신뢰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금, 여기서’ 삶으로 증거하는 것, 이 모든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의미합니다.

사도 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모두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정수가 담겨 있습니다. 신경은 하느님 백성 전체가 “성경 봉독에서 선포되고 강론에서 풀이된 하느님 말씀에 응답”(「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7항)하는 것이고, 위대한 신앙의 신비를 마음에 새기고 하느님께 찬양 드리는 것입니다. 이 ‘응답’과 ‘찬양’인 신경을 고백하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이제 ‘삶’으로 고백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요즘은 미사 전례에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바치는 본당 공동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신경 모두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정수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