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조금의 쉼도 필요 없을 만큼 부지런히 흘러 무더웠던 여름을 마무리 하고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덕을 높이 쌓으려고 애쓰는 한 젊은이가 산골짜기에 살고 있는 현자를 찾아가서 “스승님, 이 고통스럽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참 지혜를 가르쳐 주십시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스승님께서 “나쁜 일은 하지 않고, 좋은 일만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는 “그것은 세 살 박이 어린 아이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고 말하자 스승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세살 박이 어린 아이도 다 아는 것이지만, 여든 노인이 되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실 ‘나쁜 일은 멈추고 좋은 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실천하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사랑해야 한다’ ‘용서해야 한다’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는 것은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랑의 열매는 손발에서 완성이 되는데 많은 경우 생각에서 그쳐버린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2,17). 라고 말했습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무엇인지 아시지요?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데 우물쭈물, 어영부영, 할까말까 망설이지 말고 민첩하게, 후회 없이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손발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성령께서 불러일으켜 주시길 기도합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은 향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2019. 8. 27.

김 크리스티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