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훈화 516

나의 이름은 어떻습니까?

평생을 오지에서 선교사로 일하던 멜렌드부부는 네 차례나 이름이 바뀌었답니다.

원주민인 ‘폴리오 인디언’들은 처음에는 그 부부를 ‘백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자신들을 괴롭히던 증오에 찬 이름이었습니다. 주민들의 병을 치료하는 멜렌드부부의 헌신적인 삶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자 ‘존경하는 백인’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10년 뒤에는 부부가 인디언 말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그들의 풍습대로 살게 되자, ‘백인 인디언’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부상당한 소녀의 발을 씻어주는 모습을 본 인디언들은 “인디언의 발을 씻어주는 백인을 보았는가?”라면서 그때부터 멜랜드부부를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전에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지닌 진실과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느낌 그대로 인디언식 이름을 붙여준다면 어떤 이름으로 불릴까? 그 이름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내 존재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나를 보고 무엇이라고 부를까?

‘고집불통?’, 아니면 ‘노랭이?’,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

‘별 볼일 없는 사람?’, ‘보증수표?’, ‘진짜 예수님의 제자?’,

‘볼수록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사람?’ 등등 그 밖에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합니까?

세례로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 안에 새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자녀다운 품성을 지니도록 노력해야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라는 그 이름에 걸맞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조금 더 노력해 보는 한주간이 되도록 합시다!

2019. 10. 1.

박 로사 원장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