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훈화 505

<침묵에 대하여>

아주 먼 옛날 거북이가 높은 산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거위 두 마리가 먹을 것을 찾다 거북이를 발견하고 곧 셋은 다정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거위가 거북이에게 말했습니다. “친구 우리는 황금동굴로 가고 있네 자네도 함께 가지 않겠나?” 거북이는 주저 없이 승낙했습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너무 느렸기에 가는 방법을 고심하였습니다. 그러자 거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입만 다물고 있으면 우리가 데려 갈 수 있다네. 하고 거위들은 나뭇가지 하나를 가지고 와서 거북이에게 물린 뒤 양 끝을 부리로 물고 날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광경을 본 시골의 작은 마을에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바로 그 순간 거북이는 우쭐해 하며 아이들을 항해 한 마디 말을 하는 순간 나뭇가지를 놓쳤고, 땅에 부딪혀 죽고 말았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는 침묵을 지키지 못할 때 파멸의 길로 갈 수 있음을 교훈을 줍니다. 침묵은 모든 말을 대신해 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습관적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어 마음속에 씁쓸함을 남기고, 영혼을 더럽힙니다. 주님께서도 곤란한 상황에서 침묵가운데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사랑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말이나 유쾌한 말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켜보십시오. 침묵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2019. 5. 28.

한지환 가브리엘 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