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 준비 때 포도주에 물을 섞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예물 준비 때 포도주에 물을 섞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예물 준비 때 빵 축복기도를 마친 다음 사제나 부제가 성작에 포도주를 붓고 소량의 물을 붓는데 그 전통은 뿌리가 깊습니다. 포도주에 물을 섞어 마시는 고대 관습이 그대로 예식에 들어온 것입니다. 비록 이 풍습이 팔레스티나의 고유 풍습이 아니었지만 희랍어를 사용하는 언어권에서는 일반적인 관습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시대에도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행해졌던 풍습이 되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시작되었던 관습이 오늘날에도 특히 지중해 연안의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강한 포도주에 물을 섞어 마시는 관습이 되었습니다.
미사와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완전히 일치된 전통이 존재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모든 교회들이 이 전례적 전통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시행하지 않는 교회들도 있었습니다.
새 로마 미사경본은 이 전통을 고수합니다. 이 예식의 의미를 포도주에 물을 조금 부으면서 나직하게 말하는 기도가 밝혀줍니다. :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사실 이 본문이 우리에게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점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성과 인성의 합일과 그리스도와 은총을 입은 인간과의 합일이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데 있습니다. 포도주와 물이 예식 안에서 혼합되는데 이 혼합이 전혀 그리스도와 우리와의 결합을 중재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포도주와 물은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왔던 피와 물을 가리킨다고(요한 19,34) 해석합니다. 보다 더 폭넓은 전승은 교회의 근본이 되는 성사, 곧 세례와 성체성사의 의미로 해석하였습니다. 이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명확히 표현하였습니다: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기 때문입니다”(전례헌장 19항).
신성과 인성의 결합, 곧 강생이 성탄의 의미를 표현한다면 이것은 부활의 의미를 표현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 미사경본이 제공하는 주일 성수 예식의 부활시기 후렴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분의 가슴에서 샘물이 솟아 나와 온 세상 더러움 씻고 모든 생명 새롭게 하였도다.”
미사통상문이 제공하는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라는 예식문을 포도주의 형상으로 표현되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인간적 본성에 참여하시고, 물로 표상되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성에 참여한다는 것을 표현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빵 나누는 예식이 여전히 어떤 의미가 있나요?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6-17) 사도 바오로가 빵을 나누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최후만찬과 성찬례에 대한 신약성경은 여러 다른 묘사에서 항상 그리스도를 통한 빵 나눔을 가리킵니다. 왜냐하면 빵 나눔은 바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는 표시가 되기 때문입니다. 엠마오에서 제자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루카 24,35) ‘빵 나눔(빵 쪼갬)’은 이처럼 성찬례 전체를 나타내는 표지가 되며 갓 태어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나타내는 표지가 됩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그러므로 처음부터 빵 나눔은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준비행위로서 신자들의 전례집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이 의식은 한 덩어리의 빵을 미사에 참여한 숫자에 맞추어 적절히 나누어야 하는 실천적인 요구와 결부되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빵에서 떼어 모두에게 건네졌던 빵조각을 먹음으로써 식사공동체 의식”이 생겨나는 상징성에 있습니다(참조 : 1코린 5,7).
8-9세기경부터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정용 일반식용 빵이 없어지고 그 대신에 동전 크기의 작은 빵이 성찬용 빵으로 등장함에 따라 빵 나눔 예식은 하나의 형식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빵을 나눌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또한 신자들을 위해 누룩 없는 빵을 도입해야 하는데서 작은 제병을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따라 빵 나눔의 본래의 의미는 잃어버렸으며 사제용 대제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한정되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사제가 사제용 대제병을 나누는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실용적 가치가 없어진 ‘빵 나눔’의 예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하나인 생명의 빵,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모시는 영성체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함 몸을 이룬다는(1코린 10,17) 사실을 드러낸다는데 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빵 나눔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 권고합니다.
“성찬례에 쓰이는 빵은 사제가 미사 중에 실제로 제병을 여러 조각으로 떼어 나눌 수 있고 나눈 조각들을 적어도 몇 신자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쪼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영성체 하는 사람의 수가 많다면 작은 제병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도시대에 성찬례를 나타내었던 빵을 나누는 동작은 일치와 사랑의 표지가 됩니다. 곧 형제자매들은 하나의 빵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하나의 빵 안에서 한 가족을 이룬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주일과 대축일에는 사제용 제병 중에서 큰 대제병을 사용하여 많은 조각으로 나누어 신자들에게 영하게 하면 좋습니다.
성작에 축성된 빵조각을 넣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무엇 때문에 사제가 축성된 빵을 나눈 다음 그 작은 조각을 성작 안에 넣는지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아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미사경본 총지침은 아무 설명 없이 단순하게 기술합니다: “사제는 축성된 빵을 쪼개어 조그만 조각을 성작에 넣는다. 이 예식은 구원의 업적에서 주님의 몸과 피의 일치, 곧 살아계시고 영광을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표시한다”(총지침 83항).
이 예식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여러 다른 실천들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써 로마의 주교인 교황은 교황미사에서 축성되지 않은 포도주를 축성하기 위하여 축성된 성체 한 조각을 성작에 넣었습니다. 또 다른 실천은 평화의 인사와 관련되었습니다. 아마도 미사의 연속성과 주교와의 일치를 드러내기 위하여 교황이 평화의 인사 후 그 전에 거행한 미사 때에 이미 축성된 성체조각을 성작 안에 넣었습니다. 오늘, 어제 그리고 내일도 같은 성찬례가 거행된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시간을 뛰어넘어 언제나 같은 분으로서 교회 안에 현존하심을 드러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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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