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값은 얼마인가요?(5)
미사의 값은 얼마인가요?
- 미사 예물, 올바르게 알기(5)
1991년 2월 22일 교황청 성직자성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인준을 받아 ‘거룩한 미사 지향’을 공표하였습니다. 이 교령이 나오게 된 동기는 여러 나라의 주교들이 미사 예물에 관한 제반 문제에 대해 교황청에서 뚜렷한 설명과 지침을 내려 줄 것을 요구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교회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은 라)항으로, “이른바 ‘합동’지향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거룩한 미사 거행의 근거에 대한 판단을 많은 주교들이 사도좌에 요청하였다. 오랜 관례에 따라 신자들이, 특히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경우 개별 지향을 위한 개별 미사의 거행을 명백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사제에게 소박한 예물을 봉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경우 교구의 미사 예물 규정에 상응하는 만큼 미사 거행을 위한 여러 예물들을 한데 모으는 것은 합법적이다. 또한 신자들이 그러한 의도로 자신들의 여러 지향과 예물을 한데 모아 단일 미사의 거행을 요청하는 것은 항상 자유롭다.”
아울러 제2조 1항의 내용 또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만일 봉헌자들이 사전에 그리고 명료하게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들이 바친 예물이 다른 예물과 하나로 혼합되어 단일미사를 거행하도록 자유롭게 동의한 경우, ‘합동’ 지향을 적용하여 한 대의 미사로서 그 책무를 충족시킬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해설집에 제시된 처벌 규정 중의 하나인 다)항은 “미사 중에 미사 예물 봉헌자의 지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미사의 은혜를 돈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므로 피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사제는 교우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이를 위해서도 미사를 바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 기도 중에는 교우이건 아니건 지정된 경우 외에는 지향하는 사람이나 단체 이름을 부르지 못 합니다. 미사 시작 부분 예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은 피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 이 미사는 누구 누구를 위한 미사입니다”와 같은 표현이 그 대표적입니다. 미사는 공동체의 예배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미사 지향을 둔 미사는 마치 자기 것인 양 착각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미사를 전세 냈습니까? 우스운 일입니다. 하느님의 은혜를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단과 같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교구에서는 미사 예물 공유화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미사예물은 교구에 보냅니다(교회법 952조 참조). 본당의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와 상관없이 교구 사제는 서품 연도에 따라 정해진 연공을 지급받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미사는 십자가의 제사를 영구히 기념하고 재현하는 성찬이자 제사입니다. 사제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그리스도의 미사를 집전하면서 완전한 제물인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의 지체인 신자들도 봉헌합니다.
한편 신자들은 자신들을 봉헌한다는 마음을 외적으로 표시하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미사 중에 공동으로 바치는 예물 행렬이고, 다른 한 가지는 미사 전에 개별적인 지향과 함께 바치는 미사 예물입니다. 특히 미사 예물은 신자들이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시는 그리스도와 더욱 긴밀히 결합하고, 거기서 나오는 효과를 더욱 풍성히 누리고자 하는 마음의 표시입니다. 누가 자신의 소망을 하느님 앞에 발원하고자 하면 이 소망은 기꺼이 자신의 생각과 기도뿐만 아니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무엇인가의 포기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중재도 같이 결합될 것입니다. 미사가 거행되는 곳에서는 주님께서 언제나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셨던 가난한 사람, 고통 받는 사람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미사 예물은 성찬례 공동체에 참여하는 지체인 신자의 헌신과 봉헌의 표현입니다. 거행의 주체로서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 하느님을 위한 예물로 성찬례 제물을 봉헌하는 지체의 표현입니다. 사제는 거행의 주도자로서 예물 봉헌자를 대신하여 그의 이름과 뜻을 성찬례 제물에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동시에 능동적 참여의 특별한 형태이기 때문에 공동체의 완전한 지체만이 예물 봉헌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사의 실제적인 참여에는 예물 봉헌이 속하여 있으며 예물 행렬에서 미사의 전례적인 완전한 꼴을 갖출 수 있습니다. 예물은 사제에게 직접적으로 건네지지 않고 원래의 예물을 받으시는 하느님, 곧 제대로부터 주어집니다. 미사 예물은 그러므로 미사의 거행 때까지 수탁자에게 맡겨진 교회의 자산입니다.
이제까지의 미사에 관한 신학적 이해와 그에 상응하는 실천에서 아직도 여전히 미사 예물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미사전’ 또는 ‘미사를 지불한다’와 같은 상업적 냄새를 풍기는 곤혹스러운 표현들은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응하는 기금과 자발적인 예물은 교회와 사제의 생활이라는 목적과, 교회 활동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미사예물에서 신자들의 예물 봉헌이라는 본래의 성찬례적 차원을 되찾는 것이 전례신학적으로 중요하고 영성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같이 자기가 갖고 있는 물질의 일부를 바치는 것은 자기가 받은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면서 동시에 교회의 활동을 경제적으로 돕는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쉽지 않는 주제를 5회에 걸쳐 다루었습니다. 기복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성숙하고 바른 신앙의 여정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넓은 이해를 바랍니다.
|
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