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값은 얼마인가요?(2)
- 미사 예물, 올바르게 알기(2)
교회는 미사 예물로 하느님의 은총을 살 수 없다고 언제나 가르쳐 왔지만, 신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미신적인 오해를 제거하는 데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사제들이 미사 지향을 공지하면서 “이 미사는 (누구,누구)를 위한 미사입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런 표현은 공동체와 하느님 백성 전체를 위한 미사가 미사 예물을 낸 예물 제공자를 위한 개인 미사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기에 삼가야 할 것입니다. 또 어떤 사제는 미사의 감사 기도 중에 예물 제공자가 낸 지향의 이름을 직접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절대 불가한 일입니다. 이를 통해서도 신자들은 미사 예물에 대한 그릇된 사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사 예물을 많이 받는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미사 예물에 대한 오해와 미신적인 사고를 불러올 뿐입니다.
미사 예물은 그 지향이 어떻든 본래 뜻은 하나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고 사제의 생활비와 사목활동, 그중에서도 자선활동을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미사 예물로 은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사제를 무당과 동일시하고 미사를 단순히 현세적인 축복과 은혜를 얻는 방법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중세 때 미사 예물에 대한 오해와 그로 인해 생겨난 악습이 너무 커서 결국 교회의 분열(종교개혁)이라는 비극을 불러온 한 요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미사 예물을 마치 복채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신자들은 미사 예물의 뜻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 예물에 대한 오해도 많고 또 다른 사람들, 특히 신영세자나 외교인들에게 가톨릭 미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거나 나쁜 표양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미사의 값
신약성경에 미사에 관한 언급이 있지만 돈과 관련되어 있는 적은 없습니다. ‘미사의 값?’을 말할 경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바치신 몸과 피를 생각해야지, 미사를 위해 지불하는 돈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교회는 아주 일찍부터 미사 때 돈을 모금했고 바오로는 예루살렘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금을 거두게 했습니다.
역사의 전개 속에서 미사 예식만 변화된 것은 아닙니다. 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는 양상도 변했습니다. 초세기 신자들은 빵과 포도주를 직접 집에서 가져 왔고, 공동체 내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예물도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날과는 달리 그 당시는 신자들이 바치는 예물로 성직자들이 살았습니다. 중세에 이르러 미사 때 음식을 제단에 바치는 대신 미사에 필요한 비용으로 먼저 일정한 금액을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사제의 수가 증가하고 동시에 수도원의 증가에 따라 미사의 수도 날로 증가하였습니다. 특별히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땅이나 건물 또는 기금을 수도원에 기부하면서 죽은 이를 위한 기도를 청했습니다.
예물은 희생정신의 표현이며 희생 자체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을 의미합니다. 미사 예물을 준비하는 사람이 미사에 참여하고 동시에 미사는 자신의 미사 예물로 인해 ‘자신’의 미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면 그 뜻이 깊어집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서 교회는 기회 있을 때마다 지침을 내려 이에 대한 남용을 막곤 하였습니다. (현행 교회법. 945-958).
미사 예물에는 여하한 거래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미사를 신청한 사람이 그 미사에 참여하고 또 함께 참여하는 자들은 ‘보편 지향 기도’ 때 그 ‘지향’으로 기도를 바칩니다. 미사 예물이 지속하는 중대한 이유 중 하나는 오늘도 많은 나라들에 있는 사제들과 특히 선교 지방에 있는 사제들은 이 예물의 도움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각 교구에서 미사 예물을 그들에게 보내준다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지난 시대에 한국교회가 어려웠을 때 각 교구는 교황청에서 미사 예물을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선물
미사를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오해입니다. 미사의 값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단 한번 있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재현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대답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미사는 돈을 지불한 사람을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나 혹은 타인을 위해서 미사의 특별한 몫을 돈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오늘도 이곳저곳에 이른바 「그레고리안 미사」(죽은 한 영혼을 위해 30일 동안 계속해서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것)를 위해 예물을 내놓지만, 결코 ‘연옥에 대한 메커니즘’에 빠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바쳐집니다. 또 미사는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서 바쳐집니다. 죽은 이를 위해서 거의 독점적으로 미사를 신청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자기의 재물을 가지고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 죽은 후에 ‘미사를 위한 유산’ 으로 거액을 남기는 것보다 확실히 좋은 일일 것입니다.
미사 예물 문제에 앞서 먼저 미사에 대한 오해나 미신적인 생각을 걷어내고 올바른 이해와 바른 미사 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미사의 결실 또는 열매에만 집착하면 자연 현세 중심의 사고와 기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이는 가톨릭 신앙의 핵심인 미사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신심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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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