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꽃꽂이는 무엇인가요? 성당에서 꽃장식을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꽃은 미사나 전례 거행 때 제대를 한층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례 꽃꽂이는 전례를 위해서, 전례 안에서 복음적 메시지를 꽃으로 전달하는 예술입니다. 무엇보다도 전례 꽃꽂이가 단순한 제대 장식이 아니라 꽃으로 말씀을 표현하고 그날의 전례를 풍요롭게 하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봉헌하는 하는 예술입니다. 교우들이 성당에 들어오면 관심 있는 분들은 제대 중앙에 아름답게 장식한 꽃꽂이를 봅니다. 오롯한 기도와 묵상으로 표현된 꽃꽂이는 그날 미사 전례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꽃으로 풀이한 전례 꽃꽂이는 미사 전례에 집중하고 말씀의 내용을 알아듣기 쉽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교우들은 꽃꽂이를 예사로 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예술적 감각으로가 아닌 기도와 묵상으로 표현한 꽃꽂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날 전례의 주제를 통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끌어 줍니다. 왜냐하면 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의 하나로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사랑과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전례 꽃꽂이는 꽃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하느님깨 영광을 드리고 우리의 사랑과 감사를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전례 꽃꽂이는 분명 일반 꽃꽂이와는 그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단순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으로서가 아니라 그날의 전례와 축일의 의미와 밀접히 연결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전례 꽃꽂이 봉사자는 꽃꽂이 작업 전에 우선적으로 그날 전례의 의미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해당되는 전례시기와 대축일, 축일 그리고 주일이나 특별시기에 봉독되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일입니다. 각자의 묵상이 다르듯이 꽃꽂이를 하는 사람은 같은 꽃을 사용하더라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문: 꽃장식의 영성적 의미가 따로 있습니까?
답: 꽃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식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자연의 결실로써 하느님 공경을 위한 한 표지이지만 동시에 꽃은 그 표지 안에서 헛됨이라는 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주간이 지나면 꽃은 더 이상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지 못하고 시들어갑니다. 바로 꽃꽂이에서 이점이 뚜렷이 드러나고 꽃꽂이가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꽃꽂이는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합니다. 꽃꽂이 꽃은 활짝 피고는 사그라집니다. 그렇게 인간도 이 세상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만 살아갑니다. 그리고 동시에 꽃꽂이 꽃은 그리스도의 수난의 길을 상기시킵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싱싱한 꽃꽂이 꽃이 제대 주위에 놓여야 합니다.
제대 위에서 우리를 위해 살과 피를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이 재현되고 영원한 십자가 제사가 바쳐집니다. 우리가 제대 앞에 장식하는 꽃은 우리 사랑의 표지입니다. 제대 둘레 주위에는 장식으로써 꽃과 초들이 자리 합니다.
문: 꽃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있습니까?
답: 미사경본 총지침은 지침을 내립니다: “제대 장식은 절도를 지킨다. 대림시기에는 그 시기의 특성에 맞춰 소박하게 제대를 꽃으로 장식할 수 있지만, 주님 성탄 축일의 충만한 기쁨이 너무 일찍 드러나지 않게 한다. 사순 시기에는 제대의 꽃장식이 금지된다. 다만 사순 제4주일, 대축일, 축일에는 예외다. 꽃장식은 언제나 절제 있게 하고, 제대 윗부분보다는 그 둘레에 한다”(305항). 주교 예절서 824항: “장례 전례에서 제대는 꽃으로 장식하지 않는다.”
몇 가지 대축일에 따른 꽃꽂이 참고 사항을 제시하면, 삼위일체 대축일은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임을 나타내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꽃, 그중에서도 장미의 다양한 색을 이용하여 그 신비를 표현합니다. 그렇더라도 인위적으로 세 개의 형태를 하나의 모양으로 형상화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에는 성체의 신비를 표상할 것을 권합니다. 성혈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장미, 붉은색 줄 맨드라미를 많이 사용하는데 사랑과 일치의 신비를 묵상하여 표상하기를 권합니다. 예수성심 대축일은 하트를 만들어 예수님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데 너무 작위적인 표현은 피해야 합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에는 탈색한 용버들을 이용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표현합니다. 성모성월은 5월중에 본당 사정에 따라 날을 정하여 성모상 앞을 장식하고 기도하는 날입니다. 이날은 연중 꽃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주로 장미, 백합을 즐겨 사용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제대 꽃꽂이는 일반 꽃꽂이에 비하여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차분한 느낌이 들도록 하여 신자들의 기도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문: 제대 꽃꽂이에 금하는 재료나 소재가 있습니까?
답: 제대 장식에는 항상 생화 꽃꽂이를 사용합니다. 사철 가능한 화분 꽃은 전례 꽃꽂이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제대를 화분으로 장식하지 않도록 권합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화분 꽃은 자연생이기에 꽃꽂이가 의미하는 영성적인 상징성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인공적으로 만든 꽃인 조화를 제대 꽃으로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가끔 화분나무가 제대 주변에 세워져 있습니다. 커다란 고무나무입니다. 과연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인도 고무나무는 비록 성서적인 이름을 가졌더라도 제대 주위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규칙이라면 규칙입니다.
일반적으로 꽃꽂이를 하는 사람들이 꽃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예를 들면 꽃꽂이 봉사자들은 꽃병이나 단지를 선택하거나 또는 꽃을 꼽기도 합니다. 그리고 봉사자들은 어떤 꽃이 어느 대축일, 축일, 주일에 적합한지를 결정합니다. 매주 싱싱하고 생동감 있는 꽃으로 제대 꽃장식을 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 재정이 어려운 공동체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럽 교회의 몇몇 공동체에서는 자기 집 정원에서 키우는 꽃을 어느 주일에 누가 성당에 봉헌하는지를 신청하게 하여 꽃 봉헌 달력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 다른 공동체에서는 꽃 봉헌 명단(리스트)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꽃을 구입할 금액을 봉헌하게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교회는 한 해 동안 제대 주위가 꽃꽂이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되도록 보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꽃꽂이의 영성적인 의미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꽃꽂이는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꽃꽂이 꽃은 활짝 피고는 사그라집니다. 그렇게 세상의 그 어떤 아름다움도 시들어가고 사라져갑니다. 인간도 짧은 인생을 살 뿐입니다. 생과 사의 주인은 주님이십니다. 주님만이 영원하십니다.
이 지면을 빌려 본당에서 제대를 아름답게 꾸며주시는 꽃꽂이 봉사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꽃을 봉헌하시는 교우분들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성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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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