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복사는 여전히 논쟁거리인가요?
여성 복사는 여전히 논쟁거리인가요?
1980년에 나온 교황청 예식 성성(1988년 개편된 교황청 기구에 의하면 ‘경신성사성’) 의 훈령 “헤아릴 수 없는 선물” 은 여성의 전례 직무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왜냐하면 이 교령은 여성들에게 “시종 봉사자의 역할”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문화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적어도 트리엔트 공의회까지만 해도 제대 봉사는 성직자의 임무로만 여겨 져 왔습니다. 때문에 여성의 제단 봉사직 수행, 곧 여성 복사에 관한 질문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1918년에 반포한 교회법전이 ‘만일 남성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여성 신자 한 사람이 제단 안에서가 아니라 바깥에서 복사의 직무만을 수행할 수 있다’고 명하는 이것은 논리에 맞는 결론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례가 공동체 전체의 거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전례 이해이며 여기에 전례개혁의 뛰어난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평신도들은 이제 지난 날 직무봉사자인 성직자로부터 위임받은 직무,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선창자로서 또는 복사로서 자신들의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례 받은 사람으로서 “권리와 의무”(전례헌장 14항)를 가지며 “전례 거행에서는 누구나 각자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기에게 딸린 모든 부분을 또 그것만을 하여야”(전례헌장 28항) 합니다. 공동 집전 사제가 아무리 많아도 독서는 사제 중 한 사람이 아니라 신자 중 한분이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독서자는 바로 세례 때 받은 자신의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는 양도할 수 없는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러한 보편 사제직에 의거한 품위의 공통성은 남녀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들의 보편 사제직에 의거하여 여성들도 “올바른 전례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논쟁의 주제가 될 수 없습니다. 신학적인 인식은 그에 상응하는 실천을 가져와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여성과 소녀들의 복사 직무를 위한 실천을 이끌어내어야 합니다. 사제가 어쩔 수 없이 여성 시종 봉사자(복사)를 제대에 세운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수문품, 독서품, 구마품, 시종품, 차부제품과 같은 지난날의 사제직에 이르기 위한 전 단계들인 ‘낮은 품계’들은 전례개혁에서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세례를 받은 모든 평신도들은 세례의 보편 사제직에 의거하여 이 직무들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독서직과 시종직을 오직 남성들에게만 위임한다하더라도 이 제한은 신학적으로 정당하지 못합니다.
만일 전례적 직무들이 평신도들을 위하는 올바른 직무들이고 그리고 이것이 성직자가 아닌 사람에 의해서도 드러나는 것이 분명하면 여성의 복사 직무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실천을 통하여 시대에 뒤떨어진 법은 개정되어야 한다는 논거는 분명 정당합니다. 복사 직무는 성직자의 임무라고 오랫동안 주장했던 견해는 여성도 복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공의회와 더불어 오랜 역사적인 발전이 이제 종결되었습니다. 시종 봉사자(복사)로서의 평신도는 성직자를 대신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참다운 평신도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 사제직에 근거하여 여성에게도 개방되어야 하는 전례적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미사경본 총지침에서 교우들이 성찬례 때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될 예물인 빵과 포도주를 제대로 가져가는 것은 이상적이고 뜻깊은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총지침 73항). 여성들도 예물행렬에 참여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지금까지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1968년에 처음으로 여성들이 성체분배에 협력할 수 있다고 발표한 허락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협력 예식을 설명하는데, 성체분배 할 때 여성 성체분배자의 이 직무 한 부분이 미사 바깥에서와(예를 들어 병자 영성체 때 성체를 모시고 가거나 또는 미사가 불가능한 곳에서 거행하는 말씀 전례에서 성체를 분배하거나) 마찬가지로 미사 안에서도 제대에서 거행된다는 점은 조금도 의심스럽지 않으며 정당한 수행입니다.
이와 아주 비슷한 예는 말씀 전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독서 직무를 수행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선포할 때와 마찬가지로 성사 수여 때에 신학적인 고려 하에 수행하는 역할들이 왜 여성들에게는 미사 안에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제단으로 나아가는 길이 금지되어야 합니까? 왜 예물행렬 후 미사경본이나 물과 포도주를 제대에 가져가거나 손을 씻기 위해 물과 수건을 건네는 일이 우리의 여성 신자들이나 소녀에게는 허락해서는 안 되는지요?
여성의 시종 봉사자(복사) 금지 규정은 마침내 1994년 3월15일자로 경신성사성이 각국 주교회의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폐지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본당에서 주일학교 미사에서 청년 미사까지 미사 전례에서 여성 시종 봉사자(복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중 미사나 여타 주일 미사에서 기혼 여성이 시종 봉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각 본당의 여건과 정서를 감안하여 사목평의회에서 그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신자들의 정서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면 시간을 두고 이해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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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