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값은 얼마인가요?(1)
- 미사 예물, 올바르게 알기(1)
이번 호부터 5회에 걸쳐 미사 예물에 대한 신자들의 다소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 또는 미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가톨릭교회의 정통적이고 올바른 미사 예물에 대한 가르침을 위해 ‘미사 예물’이란 큰 주제를 다룹니다.
해마다 입시철이 가까울수록 부모님들은 더 바빠집니다. 시험을 치르는 아이들보다 더 애태우는 분들이 부모님들이지요. 그래서 부모님들은 집안에서는 아이들의 눈치를 보고, 밖에서는 자기 아이의 시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다 해보고 싶어 합니다. 동화사 가까이에 위치한 갓바위에는 용하다는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하러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대목 특수를 누리는 시기입니다. 부처님 탄생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기도행렬에는 종교 불문입니다. 가톨릭 신자들도 눈에 뜨입니다.
성당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평소에는 성당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사람, 미사에 소홀하고 무관심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와 기도합니다. 그리고 미사 예물도 모르던 사람이 누구의 권유를 받아서인지 미사 예물을 냅니다. 수험생을 위한 미사에 적극적이고 미사 후 사제가 베푸는 안수에 자녀들을 앞세우고 나타납니다. 안타깝게도 시험이 끝나면 잠시 잠깐 비추던 그 얼굴마저도 볼 수가 없습니다.
미사 지향의 올바른 이해
미사 예물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이 신자들 의식 안에 올바르게 자리하지 않기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효험(?)이 있다는 사제를 찾아다니거나, 미사 예물의 액수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릇된 인식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공동체의 찬미와 감사의 예배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미사 지향을 둔 그 미사를 마치 자기만을 위한 미사인 양 착각하기도 합니다. 미사를 전세 내었습니까? 보편 지향 기도, 미사 지향 판에 자기 이름이 적혀있고, 미사 중에 사제 입에서 “오늘 미사는 (누구) (누구)를 위한 미사입니다.” 라는 말을 들어야만 만족해하는 신자는 혹시나 하느님의 은혜를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단자는 아닌지요?
때때로 미사 지향을 밝히지 않으면 자기 미사를 빠뜨렸다고 사무실에 가서 항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어느 수도원의 사제가 더 용하게 ‘단디’ ’미사를 지낸다고 소문내고 다니면서 미사 예물을 거두러 다니는 사람, 소위 미사 예물 거간꾼이 등장합니다.
간혹 평생 미사를 지내면 좋다고 하며 큰 금액을 미사 예물로 요구하면서 놀랍게도 아니 기가 막히게도 미사 예물을 바쳤다는 증서를 마치 상장이나 표창장처럼 만들어 보내주는 곳도 있습니다. 더욱이 어떤 수도원에서는 수도자들이 미사 예물을 모집하거나 모집책을 두어서 여러 가지 명분의 지향 미사를 만들어 예물을 모웁니다. 불교식으로 49일 미사, 백일 미사, 평생 미사 등등입니다.
미사에 대한 오해는 중세시대 때 더욱 극심했습니다. 특별히 미사의 열매에 집착하여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통한 인류구원의 신비를 재현하며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희생제와 감사제라는 본래의 의미보다는 미사의 효과 또는 열매에 더 매달려 연연해하며 현세적인 삶에 축복과 은혜를 간구하거나 또는 사후 연옥에서의 단련 기간을 단축하고 그 형벌과 잠벌을 피하는 방편으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중세 후기에는 미사의 이해에 있어서 극단적인 폐해가 백성들 사이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사는 모든 것, 모든 이를 위한 마술지팡이였습니다. 미사 도중에 사람은 더 이상 늙지 않고, 불쌍한 연옥영혼은 미사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연옥의 단련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임산부에게 미사는 착한 자녀를 얻게 해주고, 누구든지 정적인 누군가를 없애버리고 싶다면 적을 위해 연미사를 지내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참으로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미신과 그에 상응하는 마술적이고 주술적인 해석이 미사와 관련되어 있었고, 가능한 한 모든 원의를 바칠 수 있는 공로가 되고 보답을 얻어 낼 수 있는 무기로 미사를 등장시켰습니다.
또한 미사의 효과, 즉 열매를 일방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은 미사 한 대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알아듣게 했습니다. 미사 예물을 많이 내면 낼수록, 미사를 지불하기 위해 기금을 유산으로 많이 남기면 남길수록 영혼이 보다 빨리 천국에 올라간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헌금통에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와 동시에 연옥의 한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간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미사 한 대의 효과라는 것이 얼마나 크겠는가, 하고 설교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연세 많은 부인이 죽은 남편을 위해 많은 돈을 내며 한 달 동안 미사를 신청하였답니다. 그런데 한 달 후 부인은 자신의 꿈에 남편의 모습이 나타나자, 마음이 혼란스러워 신부님을 찾아갔습니다. 아무래도 남편이 아직 연옥에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의하자, 신부님은 웃으면서 “미사를 한 달 동안 꾸준히 드린 덕분에 남편의 몸 대부분이 연옥에서 빠져나왔는데 아직 발 부분이 연옥에 있으므로 앞으로 한 달만 더 미사를 드리면 됩니다.”라고 하더랍니다.
다음 주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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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