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성당 홈페이지 :::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ㆍ작성자	홍보위원회
ㆍ작성일	2018-08-29 (수)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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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

우리 성당에는 왜 감실이 제단 안에 없나요?

(감실의 역할과 올바른 공간적 위치)

문 : 성당에 감실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 감실이 있는 이유는 본래 임종자나 병자들의 영성체를 위한 성체를 보관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감실에 보관된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공경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문 : 교회 역사 안에서 감실은 언제 만들어졌나요?
답 : 초기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는 ‘가정집’에 모여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만 성체를 모셨던 것이 아니라 미사에 참여하지 못한 병자들의 몫까지 따로 모셔두었다가 미사 후 부제나 사제가 직접 방문하여 모시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313년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종식되고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교회의 집회는 가정집에서 ‘공공건물’ 안에서 거행되었고, 감실을 제의실이나 제단 가까이에 두는 관습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감실은 중세 시대부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 시대까지 성당 제단 안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감실에 대한 지침과 법규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거치면서 새로이 정립되었습니다.

문 : 제대보다 성체가 모셔진 감실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답 : 7세기까지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미사전례를 중심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고 그 뜻을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내는 데 중심을 두었습니다. 감실에 대한 인식은 병자들의 영성체를 위한 보관 정소로만 여겼습니다. 감실 안에 모셔져 있는 성체께 대한 외적인 신심이나 공경 예식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8세기경부터 개인적인 신심이 확산되었고, 10세기 이후부터 성체 현시 등 미사 밖의 신심 행사가 발전하였습니다. 이로써 제대 중심이었던 초기 제단의 모습은 점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제대 가까이나 위에는 화려하게 치장한 감실이 중심 자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신자들은 성찬례가 거행되는 제대보다 감실에 모셔진 성체 현존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의 성체 안의 주님 현존을 부정함에 따라 가톨릭교회는 더 적극적으로 성체안의 주님의 현존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당의 가장 중심인 제대위에 감실 설치를 법으로 규정하였으며 성체 공경 신심 등은 더욱 발달하였습니다.

문 : 감실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나요?
답 :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미사경본 총지침 315항에서 “표지라는 뜻에서 볼 때 미사가 거행되는 제대에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가 보존되는 감실을 두지 않는 것이 더 맞다.” 그러므로 감실은 “성당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그리스도 신자들의 눈에 잘 띄며 개인으로 조배하고 기도하기에 알맞은 경당에 따로 설치해야 한다.” (총지침 315항 나)고 가르칩니다.
제단 안의 제대는 그리스도의 최후만찬이 거행되는 상이며 주님 현존이 이루어지는 곳 자체이기에, 그 어떤 기물이라도 제대의 고유한 표지와 상징을 감소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시합니다. 성찬의 신비가 거행되는 제대 가까이에 예수님의 현존을 보여주는 감실이 자리한다는 것은 성찬례의 본래적 의미를 드러내지 못하게 합니다. 따라서 신자들을 성찬례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생활로 이끌 수 있도록 감실이 제대와 함께 자리하기보다 감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교좌 범어대성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신학과 성찬례 신학의 가르침과 지침에 따라 교구 내에서 규범적으로 성당 안에 제단과 감실을 모신 경당을 구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제단과 감실의 고유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신자들은 성당의 중심에 놓인 제대를 중심으로 한 성찬례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사 밖에서 감실 안의 성체께 조용히 기도하고 묵상함으로써 올바른 성체 신심을 키워나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