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훈화 478

페르시아 양탄자를 짜려면 우선 똑바로 설치한 커다란 틀(프레임)에 색실을 끼워 넣습니다. 양탄자 틀 뒤편에는 어린 소년들이 갖가지 의자와 사다리를 받쳐놓고 그 위에 올라가 양탄자 짜는 것을 돕습니다. 직조기술자는 틀 앞에서 뒤쪽에 있는 소년들에게 큰소리로 방향을 지시합니다. 하지만 가끔 실수하는 아이가 나옵니다. 엉뚱한 색실을 엉뚱한 자리에 집어넣는 것입니다. 하지만, 직조공들은 잘못 들어간 색실을 빼버리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에 독특한 일이 일어납니다. 그가 진정 위대한 예술가라면 그 색실을 이용하여 새로운 무늬를 엮어 나갑니다. 잘못 들어간 색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양탄자를 짤 때 그런 실수가 최소한 몇 번은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무늬가 약간 비대칭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페르시아 수제양탄자임을 입증해 주는 것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나 잘못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런 실수까지도 활용하는 페르시아 양탄자의 직조공처럼 주님은 나약한 우리의 실수나 잘못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무늬를 지금도 그려 나가고 계십니다.

우리가 어떤 실수를 하던 양탄자의 주인은 주님이십니다. 그 반대편에 서서 열심히 그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실을 꿰고 있는 이가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이지요.

때로 나 자신의 부족함이나 타인의 부족함 앞에 고개를 떨구고 힘들어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냅시다!

오늘도 그분의 너그러우심에 나를 맡겨드리며 넉넉한 마음으로 나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나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순간순간 실수나 잘못까지도 끌어안으시는 한량없이 선하신 분이십니다.(*)

“해 뜨는 데가 해 지는 데서 먼 것처럼

우리의 허물들을 우리에게서 멀리하신다.”

- 시편 103,12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로마 8,28

곽필로메나수녀

2018.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