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형제를 지키는 자입니다!

영적훈화 479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누군가가 곁에 오는 것마저 반갑지 않은 요즈음입니다. 오죽하면 “부딪치지 마라. 덥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등장을 했겠습니까?

<창세기> 4장에서 하느님은 카인에게 “네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런 하느님의 질문에 대해 카인은 퉁명스럽게 “저는 모릅니다. 내가 내 동생을 지키는 사람입니까?” 라고 대답합니다.

이 질문에 대해 2004년 미국의 대선 주자 존 케리의 찬조연설을 맡았던 버락 오바마는 대답합니다. 그는 이렇게 연설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저에게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이 연단에 서 있다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아버지는 케냐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나고 미국으로 유학을 온 외국 학생입니다. 그는 염소를 치면서 성장했고 양철지붕으로 된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의 아버지, 저의 할아버지는 노예였습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 오바마는 이어 일반 미국인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공장 노동자들, 학비가 없어 자식을 대학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미국 청년들 그리고 TV를 시청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이렇게 호소합니다.

만일 시카고 남부에 글을 읽지 못하는 소년이 있다면, 그 아이가 제 아이가 아닐지라도 그 사실은 제게 중요합니다. 만일 어딘가에 약값을 지불하지 못하는 노인이 의료비와 월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그가 제 할머니가 아닐지라도 제 삶마저 가난하게 됩니다. 만일 어떤 아랍계 미국인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당했다면, 그것은 제 시민권에 대한 침해입니다.

... 저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제 형제를 지키는 자입니다. 저는 제 자매를 지키는 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로 하여금 개인적인 꿈을 추구하지만 하나의 가족으로 모이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만 혹은 내 형제만 지키는 자입니까? 아니면 우리 사회 안에서 불행을 겪는 모든 이들을 지키는 자입니까? 하느님은 오늘도 우리 각자에게 “너의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라고 묻고 계십니다.

이 실비아 수녀

2018.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