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火葬)에 대하여

영적훈화 486

오늘 레지오 영적훈화에서는 화장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화장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다릅니다. 화장은 자연법이나 하느님의 실정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장과 화장은 시체의 변화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고, 물질 불멸의 원칙 면에서는 다를 바가 없습니다.l 매장은 시체가 천천히 소멸되고, 화장은 빨리 소멸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매장이나 화장은 육신의 부활에 있어서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화장은 가톨릭교회 교리에 직접 반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화장을 금지했는지를 살펴보면 악의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1789년)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가톨릭교회를 반대하는 뜻에서 매장된 시체를 파내어 화장하는 중대한 범죄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19세기 유물론을 주장하며 교회에 증오심이 많은 이들이 경제적, 위생적 이유를 내세워서 화장을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장례식이 결부된 교회의 영향력을 배척하는 동시에, 장례와 죽음과 매장의 신성한 의미를 속되게 하며 부활과 영생에 대한 신앙을 파괴하려는 뜻에서 교회의 전통적인 매장을 반대하고 화장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화장이 옳은지 매장이 옳은지를 두고 갈등하거나 힘을 쓰는 대신 고인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기도해주면 좋겠습니다.

2018.10.30.

한지환 가브리엘 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