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죄(小罪)에 대한 성찰

영적훈화 60

   대죄(大罪)는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과 주변 사람들과의 '사랑의 관계' 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죄라고 생각하는 사회적인 범죄나 사건, 사고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보통 천주교 신자들은 일상에서 대죄보다 사소한 부도덕한 행위, 즉 소죄(小罪)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느님과의 적극적인 관계가 근본적으로 단절되는 것이 대죄라면, 소죄는 일상생활 안에서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사소한 잘못과 선하지 못한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소죄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소죄로 인해서 우리 스스로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나쁜 습관의 삶으로 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소죄는 흔히 우리가 이웃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 우리 삶 안으로 들어온다. 다른 사람에 대해 근거 없이 나쁜 말을 하고 소문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워한다거나, 나태함과 무관심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소홀한 모습은 우리 삶 안에서 자주 발견되는 모습들이다.

   이러한 행위들이 우리를 하느님으로부터 갑자기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영적인 삶을 조금씩 갉아먹게 하고, 우리 마음 안에 이기심과 시기하는 마음을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소죄를 성찰하는 삶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두려움 속에서 사는 모습이 아니다. 매일의 성찰과 회개를 통해서 복음적인 삶을 살아가고, 신앙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은총의 삶이 되는 길이다.

“죄가 여러분의 죽을 몸을 지배하여 여러분이

그 욕망에 순종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로마 6,12)

2009. 11. 25

                 범 어 천 주 교 회

  백승열(라디슬라오)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