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느님

영적훈화 92

  어린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어린아이 자신이 잘 아는가, 아니면 그 부모가 더 잘 아는가? 당연히 부모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더 정확하게 안다. 아이가 “아침밥 주세요, 저녁밥 주세요.” 라고 부탁해야 밥을 차려주는 부모는 없다. 부모는 당연히 먼저 챙겨준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이러하다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어떠하겠는가. 당연히 하느님은 우리의 삶 전체를 아시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챙겨주신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기, 물, 음식 같은 것들은 우리가 기도하고 청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미 다 베풀어 주신 것이다.

  “하느님은 나에게 필요한 것을 이미 알고 계신다.” 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 우리의 믿음은 한 단계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이 나에게 필요한 것을 이미 알고 계시고, 또한 더 좋은 것을 주신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면,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고 자신의 기도가 들어지지 않더라도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게 된다. 하느님의 더 큰 계획이 있음을 알고 그 계획의 일부임을 알기에,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순종하면서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게 된다.

  하느님의 계획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을 조정하려고 하고 내가 하느님의 뜻을 바꾸려고 하는 마음에서부터 불안, 원망, 그리고 좌절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겨보자.

2010. 7. 28

범 어 천 주 교 회

백승열(라디슬라오)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