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공동의 집”

영적훈화 364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야고 1,22)

말씀을 실천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 것이 실천하는 것인지 잘 모를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 되고 올바른 가르침을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라는 회칙과, “자비의 얼굴”이라는 칙서를 내셨습니다. 세상과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우리의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우리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짚어 주십니다.

아시시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우리의 공동의 집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 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 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

교황님은 우리들에게 호소합니다.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마음대로 약탈할 권리가 부여된 주인과 소유주를 자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죄로 상처 입은 우리 마음에 존재하는 폭력은 흙과 물과 공기와 모든 생명체의 병리 중상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억압받고 황폐해진 땅도 가장 버림받고 혹사당하는 불쌍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구는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8,22)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창세2,7). 우리의 몸은 지구의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는 그 공기를 마시며 지구의 물로 생명과 생기를 얻습니다.” (“찬미 받으소서” 1-3항)

우리는 교황님의 이 말씀이 지구와 내가 하나라는 인식을 하기 전에는 공감을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지구가 얼마나 아파하는지도 느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내가 편리하기위해서는 아까운 것이 없는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을 깊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나는 귀찮은 것,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것을 얼마나 하고 있습니까? 난방을 하고 있는 성당 문이 자주 열려 있습니다. 찬바람이 들어오는 출입문이 열려 있는데도 닫지 않습니다. 모임 후 쓰레기가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오고 가고 하는 곳이니 살펴보며 치우는 아름다운 손길도 많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맡겨진 공간은 우리가 감사하고, 우리가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2016. 1. 19.

천주교범어성당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