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신앙인의 삶

영적훈화 367

참된 신앙인의 삶을 어떤 것일까요? 성당에서만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일까요? 분명 아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신앙과 삶이 분리되는 현실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성당에서는 먼저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면서도, 성당을 나와서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화를 내고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신앙과 삶을 분리시키지 않고,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 해법은 참 간단합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 안에서 당연한 것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의 생명,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내 곁에 있는 가족·친구·이웃,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 등, 우리가 당연히 나의 것이라고 생각한 것 중에, 사실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 우리에게 무상(無償)으로 주신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람, 모든 순간, 모든 삶을 주님께 대한 감사로 채워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 삶을 주님께 대한 감사로 채워나갈 때, 우리는 신앙과 삶의 일치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은 자연히 사랑과 용서의 마음과 이어지기 때문이죠.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가짐”의 모범을 우리는 성모님에게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잉태, 예수님의 수난, 예수님의 부활, 이 모든 것을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선물이자,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순명하셨죠. 그러므로 성모님의 모범을 따르는 우리들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감사하며,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랑과 용서로 채워나가,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갑시다.

2016. 2. 16.

천주교범어성당

류요한(요한)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