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을 걷지 않는 그리스도인들”

영적훈화 377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정을 걷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다시 말해서 길을 걷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은 어느 정도 ‘이교도화 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는 거기에 멈추어서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지 않습니다. 자기 인생의 참된 행복을 추구하지도 않고 자비의 행위들도 실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멈추어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합니다만 그는 ‘썩은 미라’와 같습니다. 마치 ‘영혼이 썩은 미라’입니다. ‘영적으로 썩은 미라’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그는 그냥 주저앉아 멈추어 있습니다. 악을 행하지는 않는데 선도 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남에게 크게 피해를 주지 않고,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고, 레지오 주회에도 빠지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여정을 잘 걷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 활동을 하는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혹시나 참된 행복이 아닌 세상의 복을 바라고 있지는 않는지? 나는 용서 받고 싶으면서 다른 이는 판단하지는 않는지? 나는 하느님의 자비를 받고 싶어 하면서 남에게 자비를 베푸는 데는 인색하지 않는지? 우리끼리는 재미있게 잘 지내는데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일은 외면하지는 않는지?

우리는 주님께서 함께 걸아가자고 하신 길이 어떤 길인지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합시다.

2016. 6 . 7.

범어천주교회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