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영적훈화 395

1970년대 중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영국의 한 호화 양로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고급 시설과 의료진이 갖춰진 그곳에서 노인들은 빈틈없는 보살핌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노인들의 목이 모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병원 측은 “행여 누가 찾아오지 않을까?” 라는 바램으로 인해 생긴 현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잠시 후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오늘날 가장 심각한 병은 문둥병이나 결핵이 아니라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과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과 모든 이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입니다.” 이어서 “굶주리고 헐벗어지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사랑과 관심에 굶주려 있는 것도 빈곤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참으로 많이 말합니다. 실제로 봉사에 열심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질적인 가난과 육체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빈곤한 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이가 지긋이 들면,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바로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 그래서 같이 기도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큰 은총이고 축복임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사람들로부터 관심받고 이해받고 사랑받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어야 하겠습니다.

2016. 10. 18.

주교좌 범어대성당 

                             이성인바오로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