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부르십니다.”

영적훈화 397

우리는 천당에 가기를 원하느냐고 물으면 누구나 다

‘원한다’ 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 가겠느냐고 물으면 다 강하게 ‘아니오’ 라고 말합니다. 원하기는 하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대부분 사람들이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느님 앞에 나아가겠나 하는 염려, 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들, 남아 있게 될 가족들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우리는 위령성월이 되면 늘 반복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매년 우리가 생각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고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겠지요. 세상을 떠난 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죽음이 오늘은 자신들에게 왔지만 내일은 세상에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한 가지를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 관한 뉴스를 보고 슬퍼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면 피해버리는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면서 “실천 없는 믿음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고 질타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선금을 보내는 것과 길을 가다가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만날 때, 혹은 우리 집 문을 두드리는 가난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하시며 “이론적 가난은 우리에게 요구하지 않지만 어떤 남자와 여자, 어린이의 육신에 찌든 가난을 볼 때 그것은 요구한다.” 며 그 요구를 피하지 말고 그들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라고 호소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 이라는 사도 야고보의 말씀(야고 2,17)을 인용해 자신의 믿음을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에게 정기적인 후원을 하고 있는 것과 실제 도움을 주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후원도 필요한 것이지만 직접 예수님의 손이 되고 발이 되어드리면서 예수님의 눈물과 피땀을 닦아 드려봅시다. 내일 주님께서 나를 부르신다면 오늘은 참 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6. 11. 1.

주교좌 범어대성당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