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영적훈화 398

옛날 로마시대 때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장군에게는 개선식의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장군은 얼굴을 붉게 칠하고 네 마리의 백마가 이끄는 전차를 타고 그날 하루만큼은 살아있는 신처럼 숭배를 받습니다.

그러나 장군의 전차에는 사람 중에서 가장 비천하다고 할 수 있는 노예 한명을 같이 타게 하고 개선식 동안 내내 장군의 뒤에서 “메멘토 모리”라는 말을 외치게 했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입니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는“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입니다.

죽는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생명과 삶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오늘 죽는다고 한다면 지금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참으로 깨닫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 세상 모든 것이 지나간다 하더라도 끝까지 남게 될 것이 무엇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내가 지금 붙들고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진정으로 알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11월 위령성월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많은 기도를 드리는 달이기도 하지만 오늘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감각을 지니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이렇게 외칠 수 있도록 한번 살아보라는 달이기도 합니다.

“나는 지금 죽어도 좋아!”(*)

2016. 11. 8.

    주교좌 범어대성당 

                             곽 필로메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