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속에 사는 우리

영적훈화 379

우리는 지난 주일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였고 한 주간 동안 매 미사 전에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고 기도하는 이 일치는 민족적, 국가적 차원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 즉, 가정, 이웃, 학교, 직장, 봉사나 친목을 위해 만들어진 여러 공동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좋은 의도와 같은 목표로 형성된 공동체 안에서도 우리는 크고 작은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왜 일까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당신의 모상대로 지으시되 모두 고유하면서도 다르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각자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도 다르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다름이 어우러져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마치 부모님이 자녀가 그러하기를 바라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소중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자가 다양하게 지어졌으니 갈등의 양상도 다르고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할 것입니다.

제가 권해 드리고 싶은 방법 한 가지는 다가가는 대화입니다.

그러나 대화를 하기 전에 내적인 작업이 우선입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어버리십시오.(에페소서4,31) 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갈등으로 인한 복잡한 감정들을 정리하고 마음이 잔잔하고 평화로워지면 나와 이웃의 성장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이 공동체에 내리기를 바라면서 따뜻한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노력에 협조자를 보내 주시어 우리를 일치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2016. 6 . 21.

      범어천주교회 

                                      최 가타리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