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야 할 일

영적훈화 391

그리스도인, 신앙인으로 살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인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당을 다니면서 우리는 종종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저 사람은 저렇게 활동도 봉사도 많이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해서 하느님께 죄송하다.” 라며 나 자신을 자책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하지 못하는 것을 힘겹게 하다가 지쳐 성당에 나오지 않거나,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으십니다. 다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우리가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 성당을 다니는 이유는 사랑을 배우고 연습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사랑에는 크고 작음이 없습니다.

만나는 교우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 미사 후에 성당 의자를 정리하는 것, 주차장에서 양보하는 것 등.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바로 우리가 신앙인으로 해야 할 일.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동안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처럼, 할 수 없는 사랑을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에 최선을 다하도록 합시다.

2016. 9. 13.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