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하늘로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

영적훈화 387

우리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과 광복절을 지내면서, “성모 승천” 성가를 불러 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의 부활과 승천을 희망하게 합니다. 과연 우리 자신의 진짜 간절한 희망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부활과 승천을 정말 자신의 소원으로 삼아 살고 있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면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고, 무엇인가 잡기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고, 무엇인가 놓치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아들과 한 마음 한 몸이셨습니다. 성부의 뜻을 따르는 아들의 길을 그대로 걸으셨습니다. 아들의 말씀 중 어느 한 마디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믿으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삶으로 증거 하신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혀 계실 때에도 부활의 믿음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그 어머니를 예수님은 우리의 어머니가 되게 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도 당신 어머니처럼 당신과 하나가 되어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 가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춘천 간선본당에 어느 날 새벽 3시에 성당에 불이 났습니다. 목조 성당이라 순식간에 타고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님은 성체를

꺼내려고 성당에 들어가려 했으나 성당은 이글거리는 불꽃이 가득 채우고 있었고 문을 열 수가 없어서 못 들어갔습니다.

불이 진화된 뒤 감실은 아직 빨갛게 달구어져 있는 상태여서 어렵게

사제관으로 성합을 모시고 왔지만 차마 열어 볼 수가 없어서 인근 본당 신부님께 부탁을 하여 열어보았답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성체가 그대로 온전히 계셨습니다. 성체께서는 “얘야, 나 여기 살아 있다!”고 말씀하시는 듯하였답니다. 참으로 큰 위로가 되었고 살아 계시는 예수님을 실감 하였답니다. 새 성당을 지어야 되는 간선 본당 신자들은 깨달았답니다. 새 성당 짓는 일이 우선이 아니고 주님의 성전인 자신들이 살아계시는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로 먼저 변화되어야 함이 우선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체를 모실 때 “그리스도의 몸” “아멘”하고 모시면서도 마치 영양제 하나 받아먹듯이 받아먹고 돌아가 버리는 우리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성체를 받아 모시고 참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조배 드리는 신자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모시는 성전입니다. 성모님처럼 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모님처럼 하늘로 오르는 은총을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천국을 그리며 주 찬미 하리다” 이미 새 성전을 선물로 받은 우리 범어성당 공동체는 주님을 모시는 성전인 자신의 변화가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알아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도록 합니다.

2016. 8. 16.

주교좌범어대성당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