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신앙감(信仰感)과

올바른 신념

영적훈화 384

세상에는 누구의 간섭이나 지도 없이도 인생의 문제를 스스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나는 하느님을 믿기보다 나 자신을 믿는다’ 고 말하는 사람이다. 곧 자신의 신념을, 자신의 의지를 가장 훌륭한 가르침으로 여긴다. 누구의 지도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겉으로는 자신 있어 보이지만 대단히 위험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만의 신념에는 복종하지만 다른 사람의 건전한 신념 앞에서 머리를 숙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자기 자신의 환영(幻影)을 믿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마음속에 자기만의 판단기준으로 옳다고 여기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없다고 여긴다. 곧 자신이 마치 하느님처럼 절대기준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자연히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요구하고 강요한다. 이런 성향이 바로 독재자를 만들어 내게 된다. 자기 신념을 강요하는 사람은 모임이나 조직, 나아가서는 한도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신념은 결코 내 개인의 환영이나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당연히 내 입으로 고백하는 믿음의 말씀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이 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연히 인간의 신념과 생각 보다는 절대기준이신 하느님의 거룩한 신념과 의지에 스며들려는 겸손과 순명이 있기에 자신의 신념은 절대적인 것으로 고집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를 건전한 신앙감(信仰感)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건전한 신앙감이 있어야 하느님의 뜻에 순명할 줄 알게 된다.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경우 겉으로는 매력있고 평화스러워도 거기에 하느님의 신념이 제외되면 그 평화는 구멍 뚫린 뒤숭숭한 것이 되고 만다. 우리도 함부로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을 강요할 때 하느님께 대한 나의 겸손은 서서히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말자.

2016. 7. 26.

범어천주교회 

                                        최 가타리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