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어서‘좁은 문’이란?

영적훈화 388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지난 주일 복음 말씀 중의 한 구절입니다.

다른 많은 말씀들이 있었지만 이 구절은 특히 우리에게 한가지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도대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시는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좁은 문은 뭘까?

세상살이에는 우리들이 통과해야 할 많은 문들이 있습니다. 입시문, 취업문, 심지어 학원문까지 있다하니 얼마나 살기 힘듭니까?

이런 문들은 모두 입학정원이 있어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좁은 문은 다른 이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문이기에 그 문이 좁다하여, 그 문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이가 많다하여 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경쟁하다가는 못 들어가는 문이지요~ 그 문은 내가 순간순간 선택해 나가야하는 구원의 문,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유학 中, 유럽의 수도원에 기거하며 수녀님들을 위해 미사를 드려주시던 신부님이, 언제나 뒤늦게 남아 식탁정리를 하고 구석구석의 청소를 도맡아 하시던 90세가 넘은 할머니 수녀님께 “수녀님, 혼자서 뭘 그리 열심히 하셔요? 대충대충 하시지요?”했더니 수녀님 왈,“아이구~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여!”하시더랍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좁은 문이라는 상징어를 써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선택해 나가야 하는 좁은 문은 누군가에게 비웃음, 핀잔, 오해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복음을 살아내는 일입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 모처럼의 휴일을 성당청소나 봉사활동으로 반납해야 하는 일, 세상의 정의를 위해 불의와 맞서는 일, 가난한 이를 돌보는 일, 나혼자 마지막까지 남아 자리정리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일, 그야말로 바보소리를 들으면서도 순간순간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살아내는 일들입니다.

한 번 더 용기를 내어봅시다! 사랑합니Day ~ ^^ (*)

2016. 8. 23.

주교좌 범어대성당 

                             곽 필로메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