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과 실천의 연중시기”

영적훈화 426

우리는 이번 성령 강림 대축일을 통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부활시기를 마치고, 연중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연중시기는 예수 성탄 이후 맞이하게 되는 예수님의 세례 축일을 이후에 시작 됩니다. 하지만 전례력에 따라 연중시기는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시기까지 잠시 중단되었다가, 부활시기가 끝나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날부터 다시 이어져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연중시기와 동시에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다시 대림시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 연중시기는 대림시기(예수님을 기다림), 사순시기(예수님의 수난을 기념), 부활시기(예수님의 부활을 기리는 축제)처럼 예수님의 생애와 관련된 특정한 의미를 지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중시기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면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로 독서와 복음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공생활과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기념하게 됩니다.

이렇듯 연중시기는 대림시기와 사순시기, 그리고 부활시기를 통해 배운 예수님의 가르침, 하느님의 말씀을 일상생활에서 연습하고 키워나가는 시기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특별한 순간보다 평범한 일상이 더 많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게, 신앙의 삶. 신앙의 체험 역시 평범한 순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 평범함이 무의미한 순간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평범한 일상은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질적으로 연습하고 살아가는 시기이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순간이 아닐 수도 있고, 평범한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 여전히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연습하는 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범함 일상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을 생각하며, 하느님을 더욱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2017. 6. 6.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