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윤리가 통하는 사람”

영적훈화 432

우리는 상식이 통하고, 윤리가 통하는 사회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나'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며 윤리를 소중히 여기고 애써 그렇게 실천하려고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위하는 기본적인 수준, 마땅히 서로가 지켜주어야 하는 수준이‘상식’이고

'윤리'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하는 것, 급한 일로 뛰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살짝 비켜 주는 것,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릴 때 비켜 주는 것, 추운 날 열린 문을 닫아 주는 것, 냉 난방 중인 곳을 드나들 때 문을 닫아 주는 것, 성전에 기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 내가 사용한 것을 마지막까지 돌아보며 책임지는 것, 공공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며 고마운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 내가 먹거나 사용하여 나온 쓰레기는 내가 책임지고 처리하는 것, 부주의로 공공의 것을 더럽혔을 때 닦아주는 것 등등 참 많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모두가 당연한 것인데 새삼 무슨 말을 하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보이지 않게 배려하고 수고해 주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사용 후 정리 되지 않고, 버려진 것들이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고 아프답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희생과 봉사하는 자세가 기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러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고 있고, ‘이곳’이라는 공간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과 ‘이곳’을 벗어나는 때는 이 세상을 떠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금 현재와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곳에서 자신의 생명 살아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를 가장 많이 유혹을 하는 것이‘좀 있다가’‘내일’‘다음에’입니다. 마귀는 이런 것들로 늘 우리가 무디게하여 생명의 기운을 떨어뜨리려 호시 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손은 지금 움직여야 되고, 우리의 마음은 이곳에서 나누어져야 됩니다.

몸은 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합니다. 너의 몸이 아니라 나의 몸으로 나의 희생과 사랑이 실현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직접 십자가를 지셨음을 생각합시다.

2017. 7. 18.

주교좌 범어대성당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