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 대축일”

영적훈화 436

제가 신학생 시절부터 가장 좋아했던 기도는 잠들기 전, 성모님께 드리는 묵주기도였습니다. 왜냐하면 묵주기도를 할 때면, 어머니 성모님께서는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따스하게 저를 안아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 주 이토록 따뜻한 어머니를 기념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게 됩니다. 마냥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성모님이시지만, 사실 성모님의 삶 안에서 세상적인 기쁨과 행복의 시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예수님의 잉태에서부터 예수님의 수간, 돌아가심의 순간까지 한시도 편한 날이 없으셨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어려운 순간을 만날수록 하느님께 대한 신앙 안에서 그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셨습니다. 절망의 순간 속에서 더욱 하느님을 찾고 바라셨습니다. 바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르코 10,52)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성모님의 그 믿음이 구원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에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기념하게 될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에게 “희망의 표지”로 다가오게 됩니다. 바로 우리 역시도 굳건한 믿음을 토대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성모님과 같이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누리시는 충만한 영광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삶의 모든 순간에 흔들리지 않고, 변화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그렇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 믿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오는 “회개”입니다. 그렇기에 성모님께서 우리에 앞서 먼저 걸어가고 계십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직접 그 믿음의 길의 종착지를 보여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과 하나 됨이란 승천이란 “희망”입니다.

이러한 어머니를 가진 우리는 행복합니다. 그러므로 앞서 걸어가시며 우리를 보호해주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도 어머니의 사랑과 희망을 다른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갑시다.

2017. 8. 15.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