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영적훈화 431

어느새 1년의 절반이 흘러 우리는 7월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한 해를 살아가길 준비하면서, 지금 우리에게는 잠시 멈춤의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곧 지난 6개월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한 해를 시작했을 때. 각자가 어떤 다짐을 했으며, 그 시작의 마음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특별히 지난 시간동안 과연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 삶의 어떠한 위치에 두고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벌써”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7월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겠지요. 잠시 멈춰 우리 모습을 되돌아본다면, 아직 7월이라고 우리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직 남은 한 해의 순간을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채워갈 수 있고,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시작의 첫 마음과 결단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잠시 멈춤과 다시 시작의 사이에는 늘 하느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이렇게 잠시 멈춤의 시간이 우리 삶에 늘 함께 하신 하느님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아주 조그만 시간이라도 하느님 앞에 머무를 수 있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하느님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을 더욱 사랑하기 위해, 지금은 우리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아껴주고 지켜줄 수 있을 때. 더욱 진심을 담아 사랑하고 아껴주고 지켜줄 수 있도록 잠시 멈춰, 우리 각자의 마음에 하느님을 초대하는 7월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2017. 7. 11.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