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신(神)의 것이다!

영적훈화 433

인도에서는 자신의 죄를 속죄하거나 자신을 신께 봉헌하고 싶을 때 소를 대신 봉헌하는 힌두교 풍습이 있습니다.

어미소가 아기소를 낳으면 그 중에서 가장 잘 생긴 송아지를 골라 절에 갖다 바칩니다. 수도승은 송아지를 받아 신께 바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신(神)의 것이다.”

그리고 목걸이 하나와 작은 종 하나를 목에 달아주고 절 밖으로 내어 보내며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합니다.

밖으로 나온 송아지는 사람들에게 대환영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종소리와 목걸이를 보고 신께 바쳐진 송아지임을 알아보고 먹을 것을 갖다 주고 길바닥에 누워 있어도 방해하지 않고 옆으로 돌아갑니다.

(이런 모습들은 간혹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지요?)

송아지가 크면 달고 있던 목걸이, 작은 종도 다 떨어져 나가고 없어집니다. 하지만 그때에도 소는 굶어죽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세월이 흐르면서 아무리 사나운 송아지도 신께 바쳐진 다음에는 행동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송아지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행동도 느려지고 성질도 느긋해지면서 진정으로 신께 속한 착한 소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그 소에게 먹을 것을 줍니다.

곧, 소의 행동을 보고 신께 봉헌된 소라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소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가 있어도 다른 마을로 가지 않고 절 주변에만 있다고 합니다.

너는 신의 것이다. 우리역시 신의 것, 하느님의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살든 어떻게 살든 또 누구와 살든 하느님께 속한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혹, 아무런 외적표지들(묵주반지, 십자가 등)을 지니고 다니지 않아도 나의 삶의 태도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의 사람임을 다른 이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그에 걸맞게 살아가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자니 참 부끄럽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고 이 무더위 속에서도 힘껏 살아봅시다.

2017. 7. 25.

주교좌 범어대성당 

                          곽 필로메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