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감사”

영적훈화 427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합니다. 반면에 “이거는 이렇고, 저거는 저래서 마음에 안 들어.”라는 말도 참 많이 합니다.

어떤 말이 우리의 진짜 마음을 표현한 것인지요? 어떤 좋지 않은 상황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되면 너무 많은 말을 듣게 됩니다.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이렇게 하면 좋을텐데... 혹은 저렇게 하면 좋을텐데.... 왜 그렇게 했지?”라는 말들입니다. 그리고 잘 못된 부분을 조목조목 들어서 분석을 하고 비판을 합니다.

이런 생각과 말들이 많은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모든 것의 기준이 나의 생각과 지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얼마나 표현하고 있습니까? 음식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혹은 “나는 이런 음식은 싫어해”라고 쉽게 말을 합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나의 선호나 기준이 아니라 주신 것에 대한 순수한 감사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입으로는 기도를 드리면서도 곧 바로 ‘나는 싫어해’라고 한다면 그 감사는 진정으로 하는 감사가 아닌 것입니다.

맛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고 거기에 인간의 혀가 길들여져 있는 것입니다. 순수한 것에 맛 들인 사람은 인위적인 맛을 오히려 싫어합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도 하느님으로 인한 순수함이 차지해야 합니다. 하느님, 예수님만으로 맛을 들이고 맛을 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주어지고 내 뜻대로 공동체가 움직여지고, 나의 취향에 맞게 일이 되어 질 때 감사한다면 내 입에 맞는 조미료 맛을 찾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6월 예수 성심 성월은 가시관에 머리가 찔리고 심장이 찔리시고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하신 예수성심의 사랑을 바라보게 합니다. 예수 성심의 사랑은 순수하십니다. “네가 이렇게 하면 또는 네가 저렇게 하면”이라는 조건이 없습니다. 순수하고 온전한 사랑이십니다.

우리는 자신의 취향이나 생각에 맞는 것만 좋다고 하는 틀에서 벗어나 온전하고 순수한 감사와 사랑을 드리며 맛 들여 봅시다.

2017. 6. 13

  주교좌 범어대성당 

                           한 아녜스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