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의 삶

영적훈화 411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성체성사는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시는 최후의 만찬 이야기는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우리는 주님의 몸인 성체를 앞에 두고 기도하고, 매일의 영성체를 통해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십니다. 그렇다면 영성체만으로 우리의 신앙이 충분할까요? 분명 아닐 것입니다. 주님을 모신 사람으로서,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도 주님처럼 성체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매일의 성체, 매일의 은총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당신을 따르는 삶을 선택해서 고맙다는 의미로 우리의 발을 사랑으로 닦아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성체성사의 삶입니다. 나의 사랑을 내어주는 것. 나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 그것은 봉사의 모습으로, 용서의 모습으로, 이해의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주님께서 몸소 성체를 통해 우리의 죄, 우리의 부족함을 씻어주시기에 우리는 깨끗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도 성체를 모신 그분의 제자로서 누군가를 위해 나의 사랑을 내어주도록 합시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는 일. 분명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십니다. 서로가 서로의 발을 씻어주기를 주님께서 원하십니다. 그러니 주님의 몸을 모신 사람으로서 우리 역시도 누군가의 발을 씻어줍시다.

2017. 2. 21.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