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성장의 부활시기

영적훈화 421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한지 3주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만큼, 부활의 기쁨이. 부활의 체험이 우리들에게 조금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봅시다.

이를 위해 먼저 “그런 길은 없다”라는 시 한 편 들어보도록 합시다.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우리가 지내고 있는 부활시기는 희망을 찾는 순간입니다. 곧 부족함이라는 절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마음의 변화입니다. 부활이 우리에게 희망을 찾고,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순간이 된 이유는. 우리에 앞서 주님께서 그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부활을 향해 걸어가신 것처럼. 우리 역시도 삶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조금 느리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이처럼 조금씩 더 커져갈 나의 신앙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찾아온 작은 변화이고, 우리가 맞이하게 될 기쁜 부활의 참된 모습이며,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장하는 작은 계기일 것입니다.

아무리 어두운 길일지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다.” 우리 앞을 걸어가시는 주님을 발견하는 희망의 시기인 부활시기를 살아가며, 이번 한주도 우리 앞의 주님을 바라보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우리가 되어봅시다.

2017. 5. 2.

주교좌 범어대성당 

                            류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