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과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
1. 성경이란 무엇인가?
① 하느님의 말씀
성경은 문자 그대로 ‘거룩한 책’, 곧 ‘하느님께서 당신을 인간에게 드러내시는 책’(계시의 책)으로서 ‘인간에 대한 구원과 사랑의 약속을 담은 책’이다. 성경이 쓰여 진 목적은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요한 20,31)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내용은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인간의 상호 관계, 그리고 예수님의 생애와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통한 가르침 등을 담고 있다. 성경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한데 모아 놓은 ‘전집’(全集)이라고 할 수 있으며 크게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나뉜다. 성경은 기원전 10세기부터 기원 후 1세기까지 천 년 이상에 걸쳐 쓰여졌다.
② 성경의 원저자(原著者)이신 하느님
성경은 비록 인간의 손으로 쓰여 진 책이지만 하느님께서 인간의 지성과 의지를 움직이시어 당신께 대한 신앙을 바탕으로 쓰게 하신 거룩한 책이다. 성경의 저자들이 썼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영감(靈感: Inspiriation)을 받아 기록된 책이기에 성경의 원저자는 하느님이시다. 성경 저자들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여러 가지 문학적 형식을 이용하여 인간 구원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성경은 전부가 인간의 작품인 동시에 하느님 영(靈)의 작품인 것이다.
2. 가톨릭 신앙의 원천인 성경과 성전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聖經)과 그 성경을 보관하고 지켜온 교회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성전(聖傳)이 가톨릭 신앙의 유산이요, 하느님 계시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며, 성전은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을 통해 이루어진 교회가 지켜오고 해석해온 신앙의 모든 가르침과 그에 따른 거룩한 전통(사도들을 통해 전해진 모든 삶과 가르침, 교부들의 삶과 가르침, 수도생활의 전통, 수도자들의 삶과 영성, 교회의 거룩한 의식과 전례, 신앙고백을 담고 있는 모든 문화. 예술의 다양한 장르 등등)을 말한다.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공동체와 그리스도 교회 안에서 수세기에 걸쳐 쓰여 진 거룩한 책(성경)은 교회 공동체의 모든 신앙과 문화와 삶이 녹아 있는 교회의 거룩한 전통(성전)에 의해 더욱 풍요롭게 신앙을 키워왔기에 성경과 성전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전(聖傳)은 성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성경(聖經)도 성전을 통해서 해석되어야 한다. 곧 성경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성경해석에 있어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
가톨릭: 성전을 바탕으로 한 교회의 교도권에 의한 유권해석
개신교: 성경만을 신앙의 유산으로 삼기에 자유해석
3. 계시(啓示:Revelation)
① 계시의 의미
인간이 먼저 하느님을 알고 깨달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인간을 부르시고 인간에게 당신 자신이 누구이신지를 직접 알려주시는 모든 진리를 계시라고 한다. 곧 다양한 방법으로서 하느님이 먼저 인간들에게 당신의 신비를 직접 가르쳐 주신 것을 계시라 한다.
② 계시에 대한 응답인 믿음
신앙은 자신을 알려 주시는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응답이다.‘믿는 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곧 계시하신 그 진리를 따라 사는 믿음의 삶을 통해서 하느님께로 나아간다. 그러므로 인간을 부르시는 하느님께 대한 결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믿는 것’은 ‘아는 것’과 다르기에 지식만으로 하느님께 나아갈 수는 없다. 하느님은 신비(神秘) 자체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인간의 마음에 은총을 주시고, 말씀을 듣는 사람이 신앙에 응답하도록 일깨우는 동시에, 기도와 신앙에 대한 불타는 열망을 갖게 하시고, 하느님께 마음을 열도록 움직이시면서 말씀하실 때 가능한 일이다.
④ 이스라엘 역사를 통한 계시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 계획을 계시하시기 전에 합당하게 준비하도록 이스라엘이란 민족을 선택하시어 당신의 계시를 드러내셨고 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 계획을 미리 알려 주셨다. 그런데 예언자들을 통한 당신의 말씀은 오직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의 말씀과 준비로 이루어졌음을 성경은 일러주고 있다.
구약의 약속과 예언대로 구세주가 오심으로써 새로운 약속의 시대가 열렸는데 이때를 신약시대라 한다. 이때는 하느님이 직접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계시하였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계시의 완성자이시다. 그리고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택한 사도들을 통해서, 오늘날에는 교회를 통해서 당신의 진리를 계시하신다.
4. 성경의 구분
하느님의 말씀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성경과 성전이 목적하는 바는 인간의 구원이다. 성경은 성령의 감도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으로서 구약과 신약 즉,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① 구약성경
구약성경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통하여 이루셨던 인간 구원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구원을 위해 먼저 한 민족을 선택하셨는데, 바로 이집트 종살이를 하던 이스라엘 백성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었던 이집트 탈출, 곧 민족 해방을 하느님의 결정적인 도움으로 이룰 수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셨는데, 그것은 “나는 너희 가운데 살며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리라.”(레위 26,12) 하는 것이었다. 이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만을 믿고 따라야 할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 이 계약을 옛 계약, 곧 구약(舊約,Old Testament)이라고 한다.
② 구약성경(46권)의 내용
구약성경에는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법률, 종교, 관습, 문화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통한 인간 구원의 역사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통해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당신의 궁극적인 인간 사랑을 보여 준다.
► 역사서 : 21권
모세오경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상·하 , 열왕기 상·하 ,역대기 상·하, 에즈라기, 느헤미야기,토빅기, 유딧기, 에스테르기, 마카베오기 상·하
► 시서, 지혜서 : 7권
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 지혜서, 집회서
► 예언서 : 18권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애가, 바룩서, 에제키엘서, 다니엘서, 호세아서, 요엘서, 아모스서, 오바드야서, 요나서, 미카서, 나훔서, 하바쿡서, 스바니야서, 하까이서, 즈카르야서, 말라키서
③ 신약성경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과 맺으신 구약의 계약을 확대하여 모든 민족을 상대로 당신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새 계약(신약, New Testament)’을 맺으셨다. 신약성경은 새로운 계약의 징표이신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그분께서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 우리의 구세주시라는 사실을 굳게 믿게 된 제자들은 자신들이 보고 들었던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기록된 하느님 말씀의 책이다.
④ 신약성경의 내용
예수님을 구세주, 하느님의 아들임을 선포하는 4복음서(마태오, 마르꼬, 루카, 요한)와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적 삶과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사도행전’,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에게 보낸 사도 바오로의 서간들(14권), 그리고 묵시록이 포함된 27권으로 구성된다.
5.하느님과 이스라엘의 역사
① 성조(聖祖) 시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구원의 역사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은 셈족의 일부로 기원전 19-17세기에 시리아 초원을 유랑하며 목축을 하던 유목민이었다. 그 중에서 아브라함이 처음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 아브라함
아브라함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순종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느님과 인간의 역사의 시작을 이루어 간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절대적인 믿음과 순종을 통해 그에게 땅과 자손의 축복과 번영을 약속하시고, 계약을 맺으시고, 그 표시로 할례를 받게 하셨다(창세 12-17 참조).
• 이사악
하느님과 맺은 계약과 그에 따르는 의무와 축복은 이사악에게 계승된다. 이사악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형 에사오가 장자 상속권을 야곱에게 넘김으로써 계약과 의무와 축복은 야곱에게 계승된다(창세 21장-28, 5 참조).
• 야곱
하느님은 더욱 구체적인 축복을 야곱에게 주셨다. 야곱은 아들 열둘을 두어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기원을 이룬다. 그러나 혈육 간의 질투로 인해 요셉이 이집트로 팔려가고 야곱의 가문이 이집트로 이주하게 된다(창세 25-50장 참조).
② 모세와 출애굽
이스라엘은 이집트 땅에서 큰 민족으로 성장했으나 이집트에서 새 왕조가 일어나 이스라엘을 적대시하고 억압하였다. 이때 모세가 태어났다. 모세는 왕궁에서 자랐으나 자신의 뿌리가 히브리 민족임을 알게 되어 왕궁을 탈출하여 미디안 광야로 갔다. 모세는 그곳 시나이 산에서 당신의 민족을 구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집트로 돌아간 모세는 야훼의 도우심으로 파라오를 굴복시키고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했다. 이집트 탈출은 이스라엘의 역사가 하느님 구언의 역사임을 체험케 한 결정적인 사건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해방절 혹은 파스카(Pascha)라는 축제를 대대로 지내게 되었다. (출애 1장-15, 21 참조).
③ 광야 생활과 시나이 산의 계약
이집트에서 빠져 나온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을 향하여 고난의 여행을 시작한다. 이스라엘은 시나이 산에 도착하여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 이 계약은 아브라함이 맺었던 계약을 새롭게 한 것으로, 이스라엘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께 예배드리기로 하고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보호자가 되기로 한 약속이다. 사십 년이란 긴 광야 유랑을 통하여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온갖 영적 부패를 씻고 단련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제 가나안에 정착한다(출애 15,22-40 참조).
④ 가나안 정착(판관 시대)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정착 후 안주하는 생활 속에서 시나이 광야 생활의 어려움은 잊혀지고 고난과 위험 속에서 다져졌던 민족의 단결은 무너져 갔다. 이스라엘은 눈에 띄게 남부와 북부로 갈라져, 비상시에만 판관들의 영도 하에 공동으로 행동했다. 판관(判官)은 왕정이 실시되기 전에 이스라엘을 영도하던 정치, 군사, 종교 지도자였다(판관 1-21장 참조).
⑤ 왕정시대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은 인근 이민족들의 세력에 위협을 느끼자 판관의 영도로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음을 깨닫고 왕을 세우기를 원했다.
• 사울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왕을 세우려고 했지만 사무엘은 하느님만이 유일한 왕이라는 생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이를 허락하고 사울을 왕으로 세우도록 하셨다. 사울은 야훼의 도우심으로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만, 야훼의 분부를 따르지 않아 버림받고 말았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 왕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백성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1사무 8-15장 참조).
• 다윗
사울의 뒤를 이은 다윗은 완전한 군주 국가 체제를 확립하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한 다음, 그곳에 계약 궤를 안치했다. 그는 인간적인 약점과 실패도 많았지만 하느님의 뜻과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하느님으로부터 “네 나라는 길이 뻗어 나갈 것이며 네 왕위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는 약속을 받아 그의 가문은 이스라엘의 희망이 되었다(2사무 1-20장 참조).
• 솔로몬
솔로몬은 강력한 중앙 집권을 확립하여 궁궐과 성전을 건립하고 외국과 교역을 하는 등 위세를 떨쳤다. 그러나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우상 숭배를 허락하고 불평등한 조세 정책을 펴는 등 실정을 함으로써 국가 분열의 싹을 트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1열왕 1-11 참조).
⑥ 왕국 분열
이스라엘은 점차 하느님을 버렸고, 다윗과 솔로몬 시대처럼 위세를 떨치려는 현세적 야망이 무너져 감을 깨달았다. 차츰 이스라엘 내부에 잠재해 있던 상호 대립 의식이 되살아나면서, 솔로몬의 뒤를 이은 르호보암이 백성들의 기대에 못 미치자 에브라임 지파의 여로보암 주도하에 열 개 지파가 분리되어 나가서 북부 왕국(이스라엘)을 세워 남부 왕국(유다)과 갈라지게 되었다(1열왕 12장-2열왕 17장).
⑦ 바빌론 유배와 유대교(Judaism) 발생
예루살렘이 바빌론의 침공을 받아 함락되자 많은 종교·정치 지도자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갔고 유다에는 이민족들의 정착하게 되었다. 지도자들을 잃은 백성들이 이민족과 섞여 살면서 이교 풍습을 따르게 됨으로써 야훼 신앙은 잊혀져 갔다. 한편으로 유배는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에 대한 당연한 징별이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정화의 과정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따라서 야훼의 구원 계획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새로운 희망을 갖고 할례와 안식일 등의 전통과 율법을 엄격히 고수하는 유대교(Judaism)가 발생하였다.
⑧ 예언자들의 활약
왕정 시대 이후로 예수의 탄생 이전까지 하느님은 계속해서 예언자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내시어 그들을 이끌어 가게 하셨다. 예언자들의 역할은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충실히 지키며 살도록 백성들을 깨우치는 것이었다.
• 엘리야(1열왕 17-19장) • 아모스(아모 1-9장) • 호세아(호세 1-14장).
• 이사야(이사 1-12장) • 예레미야(예레 1-32장).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에 대한 올바른 이해
“하느님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계시하신 바가 영구히 온전하게 보존되며 모든 세대에 전해지도록 교회를 통하여 자비로이 계획하셨다. 따라서 교회는 교리와 생활과 전례에 있어서 교회 자신의 모든 것과 또한 교회가 믿는 모든 것을 영구히 보존하며 모든 세대 사람들에게 전한다.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상호 공통되는 바가 있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는 하느님의 똑같은 샘(源泉)에서 흘러나오고 어느 정도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며, 성전은 주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위탁하신 하느님의 말씀이다. 사도들은 그 말씀을 후계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주어 그들로 하여금 진리의 성령의 비추심을 받아 설교로 충실히 보존하고 설명하며 널리 선포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성경만으로써는 교회가 모든 계시에 대한 확실성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똑같은 열성과 경외심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계시헌장 2장 8-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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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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