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과 거룩한 교회
1. 교회의 창립
① 12제자와 공동체
예수님은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열두 명을 선택하여‘사도(使徒)’로 삼으셨다.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대표하는 그들은 교회공동체의 주춧돌이었다. 예수님은 사도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당신의 사명을 함께 수행토록 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에 전적으로 헌신하면서 사람들을 공동체로 불러 모으는 일에 전력을 다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내가 이 반석(베드로)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하고 말씀하시며 교회 창립을 예고하셨다.
② 성령강림(교회창립)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다음, 사도들은 오순절에 성령(聖靈)을 가득히 받고 세상에 나아가 자신들이 부여받은 사명을 당당하게 수행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교회가 출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성령강림일은 교회의 창립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루살렘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자신들을 ‘성도(聖徒)’(사도 9,32.41;26,10)로,‘하느님의 교회’(1코린 15,9;갈라 1,13)로 표현했다. 성령으로 충만한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서로를 형제라 부르며 완전한 공동체를 이루었다. ✜ 성경읽기 : 사도 2, 42-46
2. 교회의 정의
① 하느님의 백성
교회란 그리스어 ‘에클레시아(Ecclesia)’의 번역으로‘하느님 백성의 모임, 집회(集會)’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불러 모으신 공동체, 곧 하느님의 백성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공동체와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구원하시지 않고, 교회 공동체를 통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구원받도록 섭리하신다. 이런 의미에서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성사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은 완전히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② 그리스도의 몸
교회는 초기부터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보았는데 그 기원은 예수님의 말씀에 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제자들, 당신과 교회를 동일시하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신 바 있다(루카 10,16 ; 마태 25,40). 또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러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에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주제를 확실히 깨닫는다. 사도 바오로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에페 1,23)라고 말하였다.
“그리스도는 또한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골로 1,18). 사람의 몸은 여러 지체가 모여서 한 몸을 이루듯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성사를 받아 교회의 일원이 됨으로써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면서,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고, 교회 안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함으로써 교회를 튼튼하게 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임을 강조했다.
✜ 성경읽기 : 1코린 12, 12-26
③ 그리스도의 신부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통한 교회의 본질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바오로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新婦)라고 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신랑이라는 이 주제는 예언자들에 의해 준비되어 세례자 요한에 의해 선포되었다(요한 3,29). 예수님께서도 당신을‘신랑’(마르 2,19)이라고 자처하셨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하나가 되기로 한‘약혼한 신부’라고 표현한다(1코린 6,15-17;2코린 11,2).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바칠 만큼 교회를 사랑하신다(에페 5,25). 아울러 교회는 순결한 어린양의 순결한 신부이다(묵시 22,17;2코린 11,2).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힘입어 충실한 배필로서 항상 진리를 가르치고, 거룩함과 그리스도의 모든 구원 선물의 원천에로 항상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④ 교회는 성령의 궁전
교회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성령도 함께 계신다. 그리고 성령이 계시는 그곳에 바로 교회가 있다. 오늘에 와서도 교회를 존재케 하고 교회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분은 성령이시다. 곧 성령은 그리스도 몸인 교회의 ‘영혼’이시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모든 부분에서 생명을 주고 참된 구원을 주며 활동의 원리가 되는 분은 성령이시다.
성령께서는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당신의 은총으로 사람들을 부추겨 그리스도께로 이끌어 주신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부활하신 주님을 보여주고 그분의 말씀을 상기시켜 주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이해하도록 정신을 열어주신다. 성령께서는 사람들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게 하며 교회를 신앙의 일치 속에 보존하신다.
성령께서는 교회 공동체 전체를 거룩함에로 이끄신다. 그러나 성령은 그리스도인 개개인에게도 은총과 사랑을 베풀어주고, 개인적 배려로써 각 사람을 거룩함에로 인도하신다. 교회가 사람들의 성화(聖化)에 유익하다고 가르치거나 권장하는 모든 일은 결국 성령의 인도를 받아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신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 성경읽기 : 1코린 3, 16-17
3. 교회의 특성
초세기의 여러 신앙 고백문(콘스탄티노플 신경)에는 가톨릭 교회가 '하나이요 거룩하고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한다. 이 특성들은 교회의 본질이다.
① 하나인 교회
교회는 하나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신자들이 믿고 고백하는 신앙과 전례(典禮)에 있어서 하나이다. 모든 이가 성찬례에서 그리스도의 단일한 구원의 희생제사에 함께 모이며, 모든 이를 그리스도 안에 일치시키는 한 덩어리 빵을 나누어 먹는다. 전 세계에 두루 퍼져 있는 교회 의 여러 부분들 간의 친교(親交)에서도 하나 됨이 드러난다(요한 17,20-23).
② 거룩한 교회
교회는 거룩하다. 그리스도와 그분의 성령으로부터 모든 거룩함이 흘러 나온다. 교회가 가르치는 교리가 성스러운 것은 그분 때문이다. 교회의 모든 전례(典禮)도 거룩하다. 그리고 교회가 자기 백성들에게 베푸는 성사들은 그 백성이 그리스도인다운 거룩한 생활을 하게 만든다. 충실히 가톨릭 신앙생활을 할 때 그리스도께서는 거룩함의 열매를 맺어 주신다.
교회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백성들이 인간의 나약성과 불완전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에 그런 불완전성과 죄의 흔적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분이 거룩하시기에 교회 자체는 거룩하다.
③ 보편된 교회
교회는 보편되다(가톨릭,Catholic). 가톨릭 교회는 모든 시대, 모든 장소에 사는 만인을 위한 교회이다. 그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바를 빠짐없이 가르쳐 왔다는 점에서도 교회는 보편적이고 공번되다.
④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교회는 사도(使徒)로부터 이어 온다. 사도시대의 교회와 똑같은 공동체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 위에 당신 교회를 세우셨다. 교회가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것은 그 후계자들에 의해서 다스려져 온 까닭이다. 또 사도들이 가르친 것과 똑같은 교리와 생활의 길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한다.
4. 교계제도(敎階制度)
교계제도란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이끌고 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말한다. 하느님의 백성은 모두 믿음과 사랑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 부르심을 받은, 본질적으로 똑같은 소명(召命)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고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교회 안에 다양한 직무를 마련하였고, 당신의 몸을 이루는 각 지체들에게 고유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셨다.
① 성직자
성직자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主敎), 주교의 협조자인 사제(司祭)와 부제(副祭)이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았고 그에게 교회의 열쇠를 맡겼으며 그를 양 무리 전체의 목자로 세우셨다. 로마 주교이며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은 그리스도의 볼 수 있는 대리자요,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더불어 하느님의 교회를 다스린다.
주교단은 그 단장인 로마 교황과 더불어 보편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권한의 주체이다.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위임된 지역교회의 완전한 사목자(교구장)이다.
② 평신도
평신도(平信徒)는 성직자와 수도자 신분 이외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말한다. 즉 세례성사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고 하느님 백성으로서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하는 신자들을 말한다. 평신도들의 고유한 사명은 현세적 일을 하느님의 뜻에 맞게 관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③ 수도자
수도자들은 복음적 권고인 청빈(淸貧)․정결(貞潔)․순명(順命)의 서원을 통하여 자신을 오로지 하느님께 봉헌한 사람들로서 교회의 거룩함의 표지가 되고, 종말에 완성될 교회의 모습을 현세의 인간들에게 미리 보여주며 증거하는 사람들이다.
이상의 세 가지 고유한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각자가 받은 성령의 은혜로운 선물을 통해 교회의 성장과 일치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교계제도 안에서 성직자와 수도자 및 평신도들은 서로 상호 보완과 협력하는 가운데 하느님 백성을 이루고 하느님 나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5. 교회의 백미인 성인의 통공
우리는 사도신경에서‘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는다’고 고백한다.‘통공(通功)’이란‘공(功),공로(功勞)’를 나눈다’,‘통교(通交),교류(交流)한다’는 뜻이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신자들 간에 선행의 공로를 서로 나누고 교환하며 친교를 이룬다는 말이다.
모든 성인의 통공은 지상에서 순례하는 하느님 백성(지상교회)과 이미 하느님의 품에서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천상교회)와 자신의 죄를 다 기워 갚지 못해 단련중인 영혼들(연옥교회,煉獄敎會) 사이에 존재하는 유대관계를 드러내 보이는 한 표현방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통공은‘친교’로 이해될 수 있다. 포도나무와 가지 잎새들이 줄기와 연결되어 한 생명으로 사는 것처럼(요한 15, 5), 여러 신자들이 그리스도로부터 나오는‘한 생명’으로 살고 있다. 한 생명체에는 수억의 세포들이 결합되어 한 생명을 이루는 것처럼 세상(世上), 연옥(煉獄), 천국(天國)에 있는 수많은 영혼들은 한 그리스도의 생명에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생명의 친교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산이와 죽은이를 위한 기도, 선행, 희생 등으로 대신 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지상교회’의 신자끼리 서로 육신과 영혼에 필요한 은혜를 받도록 하기 위해‘통공’을 행할 수 있고,‘지상교회’의 신자가‘연옥교회’의 영혼을 위해 공을 쌓음으로 그들이 받아야 할 잠벌(暫罰)을 면하게 할 수 있다. 달리 말해 보속(補贖)은 빚을 갚는 것인데, 이 빚은 당사자가 갚아도 되고 다른 사람이 대신 갚아도 되는 것이다.
6. 교회의 사명
예언자이시고 임금이시고 대사제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보여주신 모든 사명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하느님의 백성)를 통해서 세상 마지막 날까지 계속되어야 교회의 사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해 보임으로써, 온 인류가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도록 인도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사명인 선교 사명이다.
► 예언직(豫言職): 진리이신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고 구원의 진리를 드러내셨다.
► 사제직(司祭職) : 또한 대사제이신 예수님께서는 기도와 거룩한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길을 보여 주셨으며 모든 인류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가장 완전한 제사를 봉헌하셨다
► 왕직(王職) : 세상을 섬기로 오신 겸손한 임금이신 예수님을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겸손하게 봉사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러한 3가지 사명(예언직, 사제직, 왕직)에 제자들도 동참하도록 분부하셨고, 직접 그들을 세상에 파견하셨다(마태 10,5-14; 루가 10,1-11 참조). 그러므로 하느님의 백성(교회)인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 바로 예수님을 따라서 사는 일, 곧 예언직과 사제직과 왕직을 실천하는 것이다.
① 예언직 -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교회
교회의 선교(宣敎) 사명은 세상에 구원의 진리를 선포하는 일이다. 바오로 사도는 “사실은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1코린 9,16) 하고 말하면서,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2티모 4,2) 하고 권고하였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때에는 말과 행동으로 선포하여야 한다. 우리의 생활 자체가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에 뿌리박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
② 사제직 -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교회
교회는 예수님께서 온 세상을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만드시는 일(성화,聖化)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계승한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누며, 죄를 용서받게 하여 줌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함으로 인도한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사제적 백성이 되어 자기 삶을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게 된다.
③ 왕직(봉사직) - 세상에 봉사하는 교회
예수님께서는 만왕의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지만, 그분의 왕국은 이 지상의 왕국이 아니라 참 행복이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왕들처럼 사람들 위에 군림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마르 10,45) 오셨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면서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14-15) 하고 가르치셨다. 이와 같이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 특히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자매들에게 봉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
교회는 어느 시대에 있어서든 그 시대의 예언자가 되고, 사제가 되고, 봉사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과 억압받는 사람들,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긴박한 사정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 도움이 되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의 왕직은 세상에 봉사함으로 우리 사회의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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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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