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과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 이신가?
1.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 상황
예수님의 조상인 이스라엘 민족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 왔다. 기원전 587년에는 바빌론의 침략을 받아 수많은 백성이 바빌론 유배생활을 하였다. 기원전 539년,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팔레스티나 땅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알렉산더 대왕이 이끄는 그리스에 의해 침략(기원전333년)을 당하고, 마침내 기원전 63년에는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예수님 탄생 당시 로마의 황제는 아우구스토였고 팔레스티나의 명목상 통치자는 헤로데 왕이었다. 헤로데가 죽은 후 팔레스티나는 헤로데의 세 아들에 의해 분할 통치되다가, 사마리아와 유다는 로마의 총독(본시오 빌라도)에 의해 다스려졌다.
이스라엘인들은 자기들이 선택된 하느님의 백성이며 하느님만이 그들의 유일한 왕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로마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민족적 수치요 하느님께 대한 배신행위로 여겼다. 이렇게 수탈과 침략의 역사를 살아 온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을 구해 줄 구세주를 기다렸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식민지 상태에서 정치적 해방자 내지는 국권의 회복과 민족 재건의 지도자로서 메시아를 고대했다.
✜ 당시 정치∙ 종교적 지도계급
►바리사이파 : 거룩하게 성별된 자로 자처하며 하느님의 율법과 이스라엘의 전통을 충실히 지킴으로 민족적∙ 종교적 개혁을 주장한 집단
►에세네파 : 예루살렘 정치적인 사제들과 구별된 엄격한 율법주의를 지키면서 사회와 단절된 공동생활을 한 사람들로서 자신들을 ‘빛의 자녀’라고 불렀던 집단
►사두가이파 : 로마 권력과 결탁한 대지주와 사제계급으로 구성되어 현상유지에만 몰두하고, 부활과 메시아, 천사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집단
►열성당원(혁명당원) : 무력으로 로마에 대항하여 이스라엘을 독립시키려는 집단
►율법학자 : 율법을 해석하고 민중의 선생 노릇을 하던 종교 지도자들 집단
2. 예수님의 탄생
① 유다인들의 메시아관
구약의 많은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백성의 고통을 보시고 그들에게 구세주를 보내 주실 것이라고 예언하였으며, 구세주에 대한 기대는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널리 퍼져 있었다. 그들은 이 메시아(구세주)가 자기들을 정치적 억압에서 해방시켜 줄 위대한 다윗의 후손이며, 따라서 그의 출생은 특별한 징조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② 가난한 예수님의 탄생
때가 되자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 아드님을 보내주셨다(루가 1,30-33). 그러나 그리스도(구세주)는 일반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오셨다. 호구조사를 위해 베들레헴에 갔던 마리아와 요셉은 "여관에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루카 2,6-7). 이같은 가장 낮은 자로 오심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의 비참함에 처음부터 동참하심을 암시한다.
예수님은 지금부터 약 2천여 년 전인 기원전 6~7년경에 태어나셨다(루가 2장 참조). 곧 헤로데가 왕이고, 아우구스토 옥타비아누스 1세가 로마 황제로 있을 때이다.
③ 성령에 의한 탄생
성경는 요셉이라는 나자렛 사람과 약혼한 마리아가 하느님의 영을 받아 잉태했다고 전하고 있다(마태1,18-23 루카1,26-45; 2,1-20). 성령에 의한 예수의 탄생 이야기는 알아듣기 힘든 하나의 신비로서 과학적으로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만이 우리에게 이것이 사실임을 알려 준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14) 구약성경의 메시아 탄생 예고대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나신 구세주이시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1,23)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는 신성을 잃지 않으시면서 인성을 취하셨으므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시다.
3. 참 인간이신 예수
예수님이 성령에 의해 출생했다고 해서 그는 우리와는 다른 인간, 영으로만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성경에 의하면 예수님은 참으로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셨다(필립2,6-7 요한1,14). 예수님은 인간의 육체뿐 아니라 인간의 영혼, 인간의 정신, 인간의 의지, 인간의 감정도 갖고 계셨다. 예수님은 완전한 사람이셨다. 예수님은 우리의 나약함, 목마름(요한 4,7)과 배고픔(요한 4,32)을 겪으셨고, 슬퍼함(요한 11,33), 불쌍히 여김(마태 15,32), 노여움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계셨다. 특히 예수님의 수난에서 그분의 인간성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그분은 정신과 육체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하셨다.
예수님의 인간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 안에서 인간 본성이 가장 고귀하게 되고 또 그분은 인간 생활의 완전한 모범이기 때문이다(마태 11,29). 당신의 인간성을 통해서 우리를 구원하셨기 때문이다.
4. 참 하느님이신 예수님
① 영원한 말씀이신 예수님 :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이라고 명백히 불리고 있다(요한20,28;히브1,8;디도2,13참조). 복음이 말하는 예수님은 아버지의 영원한 말씀(Logos)이시고, 그 말씀은 하느님이시요 또 하느님을 우리에게 알려 주신 분이시다.
②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 : 참 하느님이신 예수님은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③ 죄의 용서와 병자 치유의 예수님 : 하느님의 능력이 예수님을 통해 나타났다. 병자를 고치고 죽은 이를 살리며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보여 주셨다(루카5,17-26; 마태9,18-26).
④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이신 예수님 :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셨다. 이러한 호칭은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친교와 완전한 사랑의 일치를 나타낸다.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알며”(요한 10,15),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고”(요한 5,19),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이고”(요한 10,30 참조), 결국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는 완전한 일치를 이루신다.
5. 예수님의 공생활(公生活) 예수님 시대에 많은 이들이 예수님이 바로 자기들이 기다리던 메시아, 정치적 해방을 가져다 줄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예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된 것은 정치적 메시아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福音)을 선포하시러 오셨던 것이다.
"가난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을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기 위해서이다"
(이사야 61,1-2).
① 예수님의 공생활(公生活)의 시작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은 세례자 요한의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례자 요한의 활동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예수님께서도 요한에게 물로 세례를 받으셨다. 이때 요한은 예수님께서 오시기로 약속된 분이시라는 것을 공적으로 증언하셨다(요한 1,29-34참조). 이 사건으로 삼십 년에 걸친 예수님의 사생활이 끝나고 인간 구원과 하느님 나라의 건설이라는 사명을 수행하는 공생활이 시작되었다.
② 유혹받으신 예수님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의 이끄심으로 광야에 나가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하시는 동안(마태 4,1-11)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다. 첫째는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육체적인 유혹, 둘째는 ‘내 앞에 절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는 권력과 재물에 대한 유혹, 셋째는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보라’는 명예의 유혹을 받으셨다.
예수님께서 몸소 이 세 가지의 유혹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극복하심으로, 우리 인간이 일생 동안 겪게 되는 ‘물질, 권력, 명예’의 유혹을 극복하여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③ 예수님의 기적
예수님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많은 병자들을 치유해주셨다. 이런 하느님 능력의 기적을 통해 예수님의 인간 구원사명을 드러낸다. 특히 ‘중풍병자를 고치신 예수’(마르2,1-12)의 이야기는 단순한 질병자체의 치유가 아니라 병고로 인한 구속 상태에서의 해방과 자유 그리고 죄의 용서가 그 핵심이 된다. 곧 중풍이라는 외적상태는 악의 세력에 묶여 있는 내적상태를 표현하기에 병자의 치유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원의 길에 이르게 된 것이다. 병자치유와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반감을 불러오게 되고, 그들의 눈에는 인간인 예수님이 하느님의 권한인 죄의 용서를 말하자 ‘하느님을 모독한자’로 여기는 적대감은 강하게 갖게 된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권능과 기적과 표징들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분을 보내셨다는 증거가 된다. 복음서는 예수님을 호기심이나 마술적 욕망을 채워주는 기적쟁이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에 의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수행하는 분으로 전하고 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기적을 ‘하느님의 역사(役事)’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6. 하느님 나라 선포-모든 이를 사랑하신 예수님
예수께서는 일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셨다. 당신 자신이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하셨으며, 그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삼으셨다. 예수님은 당시의 지배계층과도 일정 부분 친분을 지니고 계셨다. 여러 차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하셨고(루가 7,36;14,1), 분별력 있는 율법학자들을 칭찬하셨다(마르 12,34). 그러나 한편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접촉해서는 안 될 죄인으로 규정된 세리, 창녀, 간음한 여인, 태생 소경, 사마리아 여인 등을 아무런 차별 없이 대하고 사랑하셨다.
예수께서 ‘레위를 부르신’(루가 5,27-32) 이야기는 이를 잘 드러내는 사례이다. 레위는 ‘세리’였다. 그 당시 세리란 단순히 세금 징수원이 아니라 타도해야 할 로마 압제자에 빌붙어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민족의 배신자로 여겨졌다. 거지들도 세리들한테는 적선을 받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레위가 단지 세리라는 이유 때문에 구원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이스라엘 지도층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셨다. 레위를 단죄하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자로 삼으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처럼 죄인과 세리들과 한자리에서 음식을 나누셨는데 이를 비난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5,31-32)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의 핵심적 주제는 누구나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면 구원의 길, 곧 하느님 나라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곧‘하느님 나라’가 복음 선포의 핵심이다. ‘하느님 나라’는 장소가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과 기쁨에 참여하는 것, 하느님의 권세와 주권 그 다스리심이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으니 회개하라”(마르 1,15)는 선포는 회개를 전제 조건으로 하며,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여러 가지 비유로 설명하셨으며, 기적과 표징으로 그 나라가 이미 와 있음을 증명하였다. 모든 사람이 이 나라에 초대되었고(루카 14,16), 가난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이 나라를 받아들이며(마태5,3 ;마르10,15), 죄인들도 하느님의 식탁에 초대되었다(마르2,17; 마태21,31)는 것은 죄인들에게 기쁜소식(복음,福音), 곧 새로운 하느님 나라의 시작이 된 것이다.
7. 예수님의 반대자들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과 당신을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아적 존재로 비쳤고 이 소문은 널리 퍼졌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수도 예루살렘에서 축제를 지내기 위해 입성하셨을 때 이스라엘 백성 일부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마르 11,1-11).
그러나 예수님은 공생활 초기부터 이스라엘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에게 끊임없는 견제를 받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금과옥조처럼 준수하던 율법의 세부사항보다는 그 근본정신을 강조하셨다. 특히 이스라엘 민족의 율법 가운데 가장 신성한 계율인 ‘안식일(安息日) 준수’ 문제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극도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루가 6,1-11). 예수께서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는,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 주셨다. 이런 예수님의 태도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는 ‘신성 모독죄’로 보였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마태 21,12-17)은 유다교 지도자들과의 결정적 충돌 사태였다. 하느님의 거소요 예배 장소인 성전이 제관들의 비호 아래 장사꾼의 소굴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분노하신 예수님께서는 장사꾼들과 환전상들을 강제로 쫓아내셨다.
예수께서는 권한을 따지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직접적인 대답 대신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마르 12,1-12)를 들어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셨다. 유다교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백성을 잘 돌보아야 함에도 억압하고 착취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들의 충고도 외면하여 하느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성전에 대한 갈등 역시 그렇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이 하느님의 집이요 기도하는 집이라고 선언하시고 성전을 정화하셨다. 이로써 성전과 종교적 관습 또는 관행으로 기득권을 누리던 사람들에게 일종의 선전포고를 하신 셈이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요한 2,19).
이리하여 예수님과 반대세력 사이의 갈등은 더욱 악화 되고, 마침내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는 비극이 시작된다.
✜ 성경읽기 : 필립 2, 6-11
읽고 난 후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낮아지심을 묵상하자.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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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례봉사자
신앙생활
제7과_예수_그리스도의_삶과,_하느님_나라[1].hwp
